美 셧다운 위기 모면했다…5개월 만에 늑장 예산처리

임시예산 시한 2시간 넘겨 처리
우크라 지원 예산 등은 아직 하원 계류
공화 강경파는 존슨 하원의장 해임 추진
  • 등록 2024-03-24 오전 10:07:39

    수정 2024-03-24 오전 10:07:39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 의회가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예산안을 5개월 만에 통과시켰다. 늑장 통과이긴 하지만 그간 미국 경제를 불안하게 했던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 리스크가 해소됐다. 다만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지원 예산은 아직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미국 워싱턴 D.C. 의사당 건물.(사진=로이터)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전날 하원에 이어 1조 2000억달러(약 1600조원) 규모 국방·복지 등 6개 분야 세출법안을 이날 새벽 의결했다.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임시 예산 시한이 종료된 지 2시간 만이다. 미 의회는 쟁점이 적은 농업·에너지 등 다른 세출법안(4600억달러·약 620조원)은 지난 8일 처리한 바 있다. 이로써 미국 정부는 새 회계연도가 시작된지 5개월 만에 예산 소진에 따른 셧다운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동안 민주·공화 양당은 세출 삭감과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국경 경비 예산 등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국방 등 필수 기능을 제외한 연방정부 업무가 모두 정지되는 셧다운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예산안에 서명한 후 “초당파적 자금 지원 법안은 정부가 계속 업무를 지속하고 미국 국민에게 투자하며 우리 경제와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법안”이라며 “이는 미국민에게 좋은 소식이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공화당 간 이견이 큰 우크라이나·이스라엘 군사 지원 예산은 이번 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601억달러(약 80조원) △이스라엘에 141억달러(약 19조원) △대만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48억달러(약 6조원)를 지원하는 안보 지원 패키지를 편성했으나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공화당 강경파 탓에 아직 하원에 계류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의회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며 “하원은 국가 안보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초당적인 국가 안보 부수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강경파의 반발도 미 정치권에 남은 복병이다.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민주당과의 협상을 주도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그는 “존슨 의장이 우리 양원 협의회를 배반하고 규칙을 어겼기 때문에 해임 결의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린 의원 등 공화당 강경파는 지난해에도 민주당과의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며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의장의 해임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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