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부동산 시장 전반에 호황이 찾아왔다. 개발사업이 촉진되고 부동산 PF 금융 수요가 늘어나면서 채무보증, 대출실행, 지분투자 등 방식으로 증권사 PF 익스포저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하에 수익창출력을 보전하기 위해 부동산 PF 영업을 강화한 것도 PF 확대 추세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올해 금리가 급등하고 증권사가 채무보증을 중심으로 PF 익스포저를 확대한 것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선순위 대출 위주의 익스포저를 보유한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중·후순위 익스포저 비중이 지난 3월 말 기준 46%에 달한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 저하가 지속될 경우 증권사의 신용 위험과 유동성 위험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21개 증권사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39조6000억원(SOC·유동화 증권·리츠 등 제외)으로, PF 익스포저는 25조3000억원(자기자본 대비 40%)이다. 이중 채무보증 익스포저가 86%(21조8000억원)를 차지하고 있고, 그밖에 대출채권과 펀드는 각각 2조5000억원과 1조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증권사는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관리가 수월한 채무보증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유 목적보다는 적극적인 셀다운(재매각)을 통한 수익 극대화 전략을 추구한다. 중·후순위 비중이 평균보다 높고, 최근 개시 사업장 비중이 높은 점은 부담요인이나 증권사 PF 익스포저 구성에서 주거시설, 수도권, 우량 시공사 비중이 높은 점은 리스크 측면에서 보완요인으로 판단된다.
PF 리스크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사업 단계별 리스크 △가치변동 리스크: 기초자산 △거래상대방 리스크: 신용보강 △유동성 리스크(현금흐름)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초기단계 사업 수주를 확대하면서 브릿지론 규모는 증가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분석대상 증권사의 브릿지론과 본PF 규모는 각각 7조원과 17조1000억원으로, 브릿지론이 국내 PF 익스포저의 29%를 차지했다. 브릿지론의 경우 수도권 비중이 50%를 웃도는 수준을 보였지만, 본PF보다는 낮았다. 브릿지론 중·후순위 익스포저의 낮은 회수가능성을 고려할 때, 모니터링 지역 내에선 브릿지론 부실화 발생 시 재무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웰컴·OK·DB·농심·한투·키움캐피탈의 영업자산 내 브릿지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수준으로, 부동산 PF 비중은 약 4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모두 A급 이하 캐피탈사로 웰컴과 OK, DB캐피탈의 경우 특히 브릿지론 비중이 높았다.
브릿지론의 지역별 구성을 보면 수도권이 5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예정 용도별로는 아파트 58%, 오피스텔 22% 등 주거용 비중이 82%를 차지했다. 특히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수준 80% 미만인 브릿지론 비중이 51%로, 최근 10년 전국 대지 기준 월별 낙찰가율 평균이 77%인 점을 고려할 때 브릿지론 부실화 시 전체 브릿지론의 약 절반은 원금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본PF 대출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수도권 및 5대 광역시 비중이 각각 66%와 2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브랜드 인지도 및 평판이 중요한 주거용을 중심으로 시공능력 상위권 건설사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총 PF대출에서 시공능력 50위 이내 시공사가 75%를 차지하고 있었다.
당분간 부동산 경기가 하강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엑시트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건전성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올해부터 브릿지론에 대한 PF대출 분류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부동산 여신 전반에 대한 옥석 가리기를 통해 부실채권이 많이 증가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3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