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지난주까지 디램(DRAM) 현물가가 1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향후에도 테크기업들의 재고 레벨이 높은 만큼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의 계속되는 경고성 발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랠리를 시도하던 주식 시장은 한국 시간 금요일 밤 파월의 잭슨홀 미팅 발언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며 2주 연속 주간 단위로 하락했다”고 짚었다.
관련 업종들의 주간 수익률을 보면 애플이 4.6%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6.3%, 어도비 10.4% 내렸다. 이어 엔비디아가 8.9%, 퀄컴이 6.2% 내렸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1%대 하락했다.
지난 2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마벨은 매출 15억1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 0.57달러로 컨센서스는 부합했지만 가이던스는 하회했다. 기업 부문 수요는 견조했으나 소비자 부문 매출이 부진했는데 3분기 가이던스는 매출 15억6000만달러, 매출총이익률(GPM) 65%로 컨센서스에 부합했으나 공급망 이슈로 일부 매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언급한 점 등으로 주가는 8.9% 내렸다.
트렌드포스는 낸드 가격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제조사들이 설비투자비용(CAPEX)을 적극적으로 줄이지 않는다면 하락세는 오는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연구원은 “이보다는 재고조정 과정에서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준 인사들의 계속되는 매파적 발언을 애써 무시하며 랠리를 이어가던 시장도 파월의 짧지만 분명하고 직접적인 제약적 정책 기조 발언에는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며 “계속해서 데이터를 확인하며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기존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는데 파월은 1년 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며 미국 경제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우긴 바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지도 않았고 미국경제는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파월의 예상과 반대로 움직였던 투자자들이 승리자였는데 현재 파월의 스텝은 꼬였다는 게 이 연구원 설명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같은 경제 데이터”라며 “시장이 너무 성급하게 낙관적으로 흘러갔다는 점에서 속도조절은 필요해 보이며, 테크 기업들의 재고 레벨이 너무 높다는 점은 부담이 아닐 수 없는데 여러 업체들에서 엔비디아와 같은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