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경기 성남에서 연설 중 눈물을 보인 가운데, 이에 여당과 야당 측이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전날 MBN 시사교양 프로그램 ‘판도라’에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출연했다.
이날 우 본부장은 이 후보의 눈물 유세에 자신 또한 울컥했다고 말하며 “눈물 영상이 줬던 효과는 같은 동료 의원, 같은 당원들에게도 ‘(이 후보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라는 효과가 꽤 있었다”고 말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월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즉석연설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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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나 전 의원은 “과거 얘기하시면서 본인 감정에 울컥하실 수는 있다”면서도 “그런데 사실 시점이나 이런 걸 보면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니까 일종의 선거 전략으로 눈물을 이용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지율이 참 좋을 때 그쪽을 지나가다 그런 일이 있었으면 저희가 그 진정성을 믿을 텐데 선거전략으로 보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의 말에 반박한 강 전 수석은 “눈물이란 것은 연기자가 안약 넣어 눈물 흘리는 것 빼고 진정성 있는 울음이다. 진정성을 100% 믿어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걸 선거 전략상 ‘울어야겠다’고 하면 절대 울음이 안 나온다. 그땐 안약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가 제일 안타까워 한 것이 어머니를 그렇게 형님이 욕하고 공격했을 때 ‘그때 좀 참을 걸’이라는 생각과 자기 어린 시절의 그 과거를 생각하면 울컥할 수밖에 없다. 이 울음을 ‘악어의 눈물’이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그를 옹호했다.
| (사진=MBN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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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전 의원은 이 후보의 연설 직후 민주당이 ‘울지마 릴레이’를 펼쳤던 것을 언급하며 “그 눈물을 자꾸 이용하니까 더 그렇게 보이는 거다. 저도 강 수석 말씀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억지로 울려고 하는 건 아닐 거다. 개인사나 이런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이후에 ‘울지마 이재명’과 같이 선거에 계속 쓰니까 저희로선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즉석연설을 한 이 후보는 어두웠던 가족사와 친형 故 이재선 씨를 언급하며 “우리 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어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향해 ‘형수 욕설 논란’을 거론하며 맹공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민주당은 이 후보의 연설 영상을 공유하며 ‘울지마라 이재명’이라는 구호와 함께 릴레이를 이어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