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고깃집 폭언 모녀, 경찰 조사서 "갑질 의도 없었다" 해명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경기 양주시 옥정신도시의 한 고깃집에서 음식을 먹은 뒤 업주에게 폭언과 욕설, 협박 등의 행패를 부린 목사 모녀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갑질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주 고깃집 갑질 모녀 CCTV와 문자 (사진=보배드림 캡처)

27일 경찰에 따르면 모욕 등의 혐의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모녀는 폐쇄회로(CC)TV 영상에 포착된 행동과 녹취록의 발언 등을 인정하면서도 “갑질 의도로 폭언한 것이 아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보강 조사를 한 뒤 모녀를 검찰에 송치할 지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달 26일 모녀는 한 고깃집에서 식사 후 카운터에 찾아봐 불만을 제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자신의 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이 앉았다는 이유에서다.

식당 사장은 사과하며 “저희가 그 자리에 앉힌 것이 아니라 단골손님이라 알아서 익숙한 자리에 앉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모녀는 식사 중 자리를 바꿔 달라는 요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선 후에도 전화를 걸어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다. 고깃값을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다.

식당 사장이 공개한 녹취록과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어머니 A씨는 “옆에 늙은 것들이 와서 밥 먹는 데 훼방한 것밖에 더 됐냐. 다음에 가서 가만히 안 놔둔다. 싸가지 없는 X”등의 폭언을 퍼부었다.

이어 A씨는 “기분 나빴으면 돈 깎아준다고 해야지”“고깃값 빨리 부치라”며 환불을 요구했고 방역 수칙 위반으로 신고해 과태료 300만원을 물게 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식당 내 테이블 간격을 두지 않았고 사장이 카운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식당은 모든 테이블에 가림막을 설치한 상태로 방역 수칙을 위반하지 않았다. 또 식당 사장이 공개한 CCTV에는 A씨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연이 알려진 뒤 해당 식당에는 ‘돈쭐을 내주겠다’(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움 주겠다)며 네티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식당 측은 “다시는 선량한 영세자영업자들에게 두 모녀가 행패를 부리지 못하게 방지하는 차원에서 사연을 알렸다. 합의나 선처를 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며 잠정 휴업을 결정했다.

이들은 최근 받은 후원금을 양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기부했다. 식당은 보배드림 회원 이름으로 70만1000원을 기부하고 식당 이름으로 300만원의 후원금을 추가로 전달했다.

식당 측은 “일면식도 없는 저희에게 힘내라고 돈을 보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돈은 저희가 100원도 쓸 수 없는 돈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