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한미정상회담 결과로 한미 미사일 지침이 종료된 것을 지적하며 미국이 표리부동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침묵을 지켜 온 북한이 내놓은 첫 반응이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국제문제평론가라는 김명철 명의의 글을 통해 “(미사일 지침) 종료 조치는 미국의 호전적인 대북정책과 그들의 수치스러운 ‘이중 언행’(double-dealing)의 적나라한 상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지침 종료는 한반도 긴장 고조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를 명백히 보여준다”며 “미국을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 따라 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집단체조를 관람한 뒤 열병식 참가자 및 경축대표와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사진=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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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미정상회담 이후 침묵을 지켜온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내놓은 첫 반응이다. 다만 북한이 외무성 고위 당국자나 대변인 등이 아닌 논평원을 내세워 비난의 수위를 조절함으로써 향후 외교적 움직임에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은 “미국이 미사일 지침의 수정을 통해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해제한 것은 분명히 고의적이고 적대적인 행동”이라면서 “많은 국가들이 조 바이든 정부의 ‘실용적 접근’이니, ‘최대한의 유연성’이니 하는 대북정책을 단순한 속임수로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곧 초음속미사일은 물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마저 개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소리도 나온다”며 “미국이 한국에 미사일 제한을 해제한 것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북한의 발전을 견제하려는 것”이라고도 했다.
통신은 또 “미국이 중거리미사일 배치를 합법적으로 실현해 한국에 대한 군사 통제를 강화하려고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면서 “그러나 미국은 실수를 했다”며 “한반도에 힘의 불균형을 만들고 북한을 압박하려는 것은 오히려 한반도 상황을 첨예하고 불안하게 만들어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스스로 지역내 국가들의 총구에 자신을 들이민 것”이라며 “양심의 가책도 없이 부적절한 행태를 취하고 이쪽저쪽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역겹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이제 미국과 남측 당국이 그들의 공격 야심을 분명히 했으니 북한이 자기방어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탓할 어떤 근거도 없게 됐다”고 재차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