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어지럼증, 귀 전정기능 및 뇌질환 등 원인 다양해

어지럼증 원인 메니에르병, 이석증 등 수십 가지...만성화되기 전 질환 정확히 파악해야
  • 등록 2020-12-19 오전 8:34:53

    수정 2020-12-19 오전 8:34:5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A씨(61)는 요즘 들어 심각한 어지럼증을 앓고 있다. 멀쩡하다가 갑자기 빙빙 도는 어지럼증 때문에 속이 메스껍고 이명 증상도 수시간 지속돼 A씨를 괴롭혔다.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던 A씨는 결국 뇌 MRI까지 찍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병원을 전전한 끝에 A씨가 최종적으로 받은 진단명은 전정기능 장애로 인한 ‘메니에르병’이었다.

흔히 어지럼증 하면 일반적으로 귀 문제를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어지럼증 원인은 수십 가지가 넘을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같은 뇌 신경계 질환 때문일 수도 있고 말초 신경계, 중추 신경계 이상이나 내과 및 정신 질환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전정기능 장애로 인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전정기능 장애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가 2015년 90만615명에서 2019년 107만2,905명으로 19.1% 증가했다.

전정기능 장애란 귀 가장 안쪽 내이(內耳) 전정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균형 및 평형감각에 장애가 발생한 것을 일컫는다. 전정신경계는 중추 전정계와 말초 전정계로 나뉜다. 말초 전정계는 내이(속귀)에 있는 세반고리관, 이석기관으로 이뤄졌으며 중추 전정계는 뇌간과 소뇌로 구성된다. 전정기능 장애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은 ‘메니에르병’, ‘이석증’, ‘전정 신경염’이 대표적이다.

메니에르병은 심한 어지럼증 및 이명, 청각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갑자기 주변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감 있는 어지럼증을 비롯해 귀가 먹먹해지면서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고, 오심, 구토, 이명 등이 동반되며 짧게는 20~30분 길게는 수시간 동안 증상이 지속된다.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내림프액의 흡수 장애로 내림프 수종이 생겨 발병된다고 추측하고 있다.

이석증은 이석이라고 불리는 칼슘 파편이 이석기관(난형낭, 구형낭)에 위치하다가 떨어져 나오면서 귓속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반고리관 내 들어가 문제를 일으킨다. 회전성 어지럼증, 두통,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등 증상을 보이게 된다. 주로 머리를 움직일 때 증상이 나타나며 1분 이내의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정신경염은 전정신경에 염증이 발생한 질환으로 어지럼증과 구역, 구토, 눈 떨림이 짧게는 수 시간, 길게는 수일 유지된다. 눈을 감거나 염증이 발생하지 않은 쪽의 귀를 바닥에 대고 누우면 증상이 감소되며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특징이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진료부원장은 “어지럼증은 전체 인구의 30% 정도가 겪는 흔한 증상이지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만성적인 경우, 갑자기 빙빙 도는 현훈증을 겪는 경우 병적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어지럼증의 원인이 이석증, 메니에르병 같은 전정기능의 장애 때문인지 아니면 중추신경 장애나 내과 질환 때문인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라며 “골든타임 내에 원인 질환만 제대로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어지럼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조속히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춘 전문의를 찾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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