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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전용면적 84㎡) 아파트는 지난달 말 전셋값 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5억 4500만원이었던 전셋값이 석달만에 1억 5000만원 뛴 것이다. 높은 전셋값이 증명하듯 전세 매물은 씨가 마른 상황이다. 1222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의 전세 매물은 8일 기준 0개이다.
남양주시는 ‘읍리’ 단위 아파트까지 전셋값이 폭등했다. 와부읍 도곡리 덕소두산위브 아파트(전용 200㎡)의 전셋값은 6억원을 기록, 3개월 만에 1억원이 올랐다. 1200가구가 넘는 이 단지의 전세 매물도 단 한 개에 불과하다.
내년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되면서 관할 시·군의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시·군 거주자의 당첨 기회가 높은 만큼 사전청약을 노린 전세 수요가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임대차법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매물까지 줄어들면서, 예비 청약자들은 아파트 아닌 빌라까지 몰려드는 상황이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작하는 사전청약은 해당 시·군 거주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경기지역에선 해당 지역 시·군 1년 이상 거주자에 우선 공급(30%)한다. 청약전문가 정지영 아임해피 대표는 “당해 지역 우선 공급은 일반 공급의 비해 당첨확률을 확 높일 수 있는 기회”라며 “청약 통장 기간으로 따지면 최대 5년 정도 이익을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8월 두 달 간 경기도 하남시의 전셋값은 4.7%올랐고, 남양주는 3%, 고양시 1.8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셋값은 0.93%, 경기도는 1.62%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상승률이다.
실제 고양시 덕양구 향도동 ‘DMC중흥S클래스더센트럴’(전용59㎡)아파트의 전세 호가도 8일 기준 5억원대에 진입했다. 올해 초 3억원대였던 이 아파트 전셋값은 7월 4억원을 돌파, 현대 5억원 전세계약 체결을 기다리고 있다. 1000가구 규모 이 단지의 전세 매물은 5개에 불과하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전청약을 노리는 수요가 7월부터 급격히 많아졌다”며 “서울에서 살다가 일부러 이곳으로 옮기는 신혼부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남양주시 다산동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기 신도시가 가시화되면서 전세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며 “매물이 나오자마자 전화달라는 대기자까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높아진 아파트 전셋값을 피해 빌라 전세로 눈을 돌리는 3기 신도시 예비청약자들도 적지 않다. 현재 하남시 신장동 일대 빌라 전용(60㎡)의 시세는 3억 5000만원 수준으로, 지난 달에 비해 5000만원 가량 뛰었다.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청약을 노리는 전세 문의가 하루에도 10통 가까이 온다”며 “빌라도 지금 매물이 거의 없어 매물 시장에 나오자마자 바로 팔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114연구원은 “하남시 등 청약 인기가 높은 지역들 위주로 전세시장이 앞으로 더 불안해질 여지가 크다”며 “본 청약 기준 거주 기간을 맞추려는 수요들은 꾸준히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