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끊임없이 노력하면 언젠가는 꿈을 이룬다. 성공한 사업가들의 흔한 레퍼토리다. 이들은 대중강연에서 고난과 고생을 이겨낸 스토리를 들려주면서 절박해야 성공한다며 노력을 강조한다.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다’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과연 그럴까.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노력인 것은 맞지만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명제가 늘 참인 것은 아니다. 노력을 해도 실패하는 사람은 분명 어딘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노력하면 성공한다’고 믿는 것일까. 성공에서 노력의 영향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실패한 사람들’의 존재를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 여성 의류·뷰티 쇼핑몰 ‘스타일난다’는 2018년 세계적인 화장품기업 로레알그룹에 6000억원 가량에 매각돼 화제가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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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2017년 펴낸 ‘골목의 전쟁’을 통해 자영업의 위험 및 실패를 경제이론을 통해 분석했다. 이번에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성공신화’의 이면을 분석한다. 저자는 잘 알려진 성공 요인은 “지나치게 단순화돼 있거나, 아무런 의미가 없거나, 혹은 왜곡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수많은 성공한 기업들의 성공 비결로 하나같이 노력을 꼽으면서도 재능은 언급하지 않는 것, 더 나아가 각자의 출발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는 것이 그 증거다.
저자가 보기에 노력과 재능은 성공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에 가깝다. 매출이 열 배가 됐다고 해서 노력이나 재능이 열 배로 투입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노력과 재능은 최대 한계가 정해져 있기에 성공의 진짜 요인은 다른 곳에 있다고 봐야 한다. 저자가 성공 이면에 이른바 ‘멀티팩터’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공차, 스타일난다, 마켓컬리, 무신사 등 누구나 알만한 ‘핫’한 기업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성공 요인을 분석해 제시한다. 이를 하나로 정리하면 “현실에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성공에 영향을 주며 운이 결과를 만든다”로 귀결된다.
성공이 이토록 많은 요인들이 얽힌 ‘불확실성’에 기인한다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저자는 “노력도, 실력 혹은 재능도, 자본과 인적 네트워크도, 외모 등도 모두 경쟁에 필요한 자원”이라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우위를 모두 쏟아부어 총력전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익숙한 성공 사례의 한 가지 측면만 보지 말고 여러 측면을 복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현실적이면서도 냉철한 성공 비법을 알려주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