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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하는 국내 토종속옷 업체 ‘빅5’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들 업체는 내수침체와 유니클로 등 대형 SPA(제조ㆍ유통일괄형) 브랜드의 저가공세 그리고 온라인 직구 활성화 등 ‘3중고’로 설 자리를 잃었고 62년 업력의 남영비비안은 ‘매물’로 나왔다.
내수 시장 포화인데 해외 브랜드 침투까지
31일 패션·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속옷브랜드는 유니클로와 원더브라 등 해외 SPA 브랜드에 시장 점유율을 뺏기면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브랜드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매출도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를 보면 유니클로와 원더브라의 국내 속옷 시장 점유율은 2013년 각각 2.2%, 1.4%에서 지난해 3.1%, 4.4%까지 급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남영비비안과 BYC는 각각 3.5%, 7.5%에서 2.7%, 5.5%로 떨어졌다.
내수침체와 소비자의 다품종 니즈 반영을 위해 인건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토종 속옷 브랜드가 부진하자 해외 브랜드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셈이다. 일부 토종 속옷 브랜드는 판매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자사 전자상거래(이커머스)몰’에서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가 대부분의 이커머스 유통망을 활용, 판촉을 벌이는 점과 비교하면 판로가 좁다.
쌓이는 재고, 저실적에 허덕이는 토종 속옷
최근 3년간 국내외 속옷 브랜드의 재고자산회전율도 토종 브랜드가 해외 브랜드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3개년 평균(2016~2018년) 재고자산회전율을 보면 남영비비안은 1.67회, 신영와코루 1.57회, BYC 1.82회, 좋은사람들 1.73회, 쌍방울 1.98회 수준이다. 반면 해외 브랜드 총판인 코웰패션과 엠코르셋은 각각 2.82회, 3.9회로 국내 브랜드보다 회전율이 높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연간 매출액을 평균 재고자산으로 나눠 계산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재고상품이 빨리 팔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수치가 낮으면 재고자산의 매출 전환 속도가 느린 것이어서 ‘악성재고’가 쌓일 위험도 있다. 엠코르셋은 미국 HBI사의 원더브라 등 해외 브랜드를, 코웰패션은 푸마,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속옷을 국내에 들여와 유통하는 업체이다.
경영 효율화·온라인 강화로 ‘재도약’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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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BYC와 같은 시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좋은사람들은 각각 ‘보디 드라이’ 냉감내의와 생리 중에도 안심하고 착용할 수 있는 ‘똑똑한 위생팬티’ 등 기능성 제품을 출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쌍방울은 사업 실적이 부진한 중국사업을 접고 홈쇼핑 부문을 줄여 지난해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또 올해는 B2B 라이프 스타일 온라인 플랫폼 신사업에 도전,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흑자폭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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