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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더 내고 덜 받는` 식의 현행 국민연금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지금부터 40년 뒤에는 재정이 완전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에 지난 연말 정부는 4가지 선택지를 담은 국민연금 개혁안을 마련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지만 올들어 공전 중인 국회에서는 두 달 넘도록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국회 보건복지위가 국민연금에 대한 긴급현안보고를 받으며 여야 입장 차만 확인했다. 4일 국회 관계자는 “의사일정도 아직 합의가 안 된 상태라 소관 상임위 일정은 전혀 잡지도 못하고 있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다음달 말까지 합의안을 도출하면 이를 기초로 하반기 이후에나 국회에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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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노사위 논의 7월 연장 시 국회 논의도 하세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에 담긴 4가지 개편방법은 △현행유지방안 △기초연금 강화방안 △노후소득보장 강화방안1 △노후소득보장 강화방안2다. 결국 더 많이 걷으면 고갈시점이 다소 늦춰지고 더 많이 주면 고갈이 앞당겨지는 구조다. 국회는 경사노위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에서 합의안을 만들면 이를 토대로 논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30일부터 논의에 들어간 특위는 오는 4월29일까지 6개월 내에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필요시 3개월 이내 연장도 가능해 7월 말로 합의가 미뤄질 수 있다. 특위에서 합의가 미뤄지면 국회에 넘어가더라도 10월 국감 이후 처리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내년 4월 15일로 예정된 21대 국회의원 선거도 변수다. 늘 그랬듯이 국회가 `선거 정국`으로 흘러가면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합의는 사실상 물 건너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문일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전문가 공청회를 했는데 다시 경사노위에서 논의를 하겠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지금까지와 같이) 보험료율을 올리지 못한 채 급여수준만 계속 낮춰나간다면 (국민연금이) 그 누구를 위한 제도도 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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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율 9% 20년째 계속
보험료율이 9%로 정해진 것은 1998년이다. 이후 3차례의 보험료 인상방안이 제시됐지만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1997년 5월 전문가로 구성된 국민연금제도개선기획단은 9%인 보험료율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3.6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권고했지만 보험료를 9%로 유지하고 소득대체율만 70%에서 60%로 하향 조정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2차 개혁은 2002년부터 시작돼 2007년에 마무리됐다. 당시 정부는 △1안 급여율 60% 보험료율 19.85% △2안 급여율 50% 보험료율 15.85% △3안 급여율 40% 보험료율 11.85% 등 3가지 개혁안을 제시했지만 이듬해 16대 국회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그리고 2006년 정부가 보험료율을 15.9%가 아닌 12.9%로 인상하는 안과 기초노령연금을 도입하는 안을 내자 국회는 2007년에 국민연금 개정안을 부결하고 기초노령연금법만 통과시켰다. 이와함께 소득대체율은 60%에서 2028년까지 40%로 낮추기로 했다.
사각지대 해소 급여 강화방안 先 통과 기대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급여-재정 패키지 통과가 어렵다면 출산크레딧 확대 유족연금 개선 등과 같은 사각지대 해소 급여 강화방안만이라도 먼저 통과시키는 게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보험료율 인상안과 함께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료지원사업 신설 △둘째 아이부터 지원되던 출산크레딧 첫째 아이로 확대 △두루누리 연금보험료사업 농어업인 연금보험료 지원사업 기준 인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근로자성 인정 시 단계적으로 사업장 가입 전환 검토 △유족연금의 중복지급률 40% 인상 △사망일시금제도 개선 등의 사각지대 해소 급여 강화방안 등을 제시한 상태다.
특히 출산크레딧 확대와 유족연금 수급권 확대방안은 지난해 의원입법으로 발의돼 국회에서 먼저 다뤄질 가능성이 열린 상태다. 국회 관계자도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내용은 보험료 인상과 별도로 먼저 다룰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투 트랙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