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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국민 불안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식약처발(發)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불신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19일 식약처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미료 및 식품첨가물 제조업체인 대상 청정원의 런천미트에서 세균이 발견됐다는 일명 ‘런천미트 세균’ 논란의 진원지가 제조업체에서 식약처로 옮겨 가면서 소비자 불안은 확대하고 있다.
대상은 런천미트를 포함한 캔 햄 전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잠정 중단했고 이 같은 소식에 기업 이미지 실추와 함께 주식가격도(10월23일 기준 전날 대비 2.81%↓) 출렁이며 지난달 말까지 하락세로 전환,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런천미트에서 검출된 세균이 독성 식중독균이 아닌 일반 대장균으로 확인되면서 제조 과정에서 균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 검사 과정상 오염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반 대장균은 열에 약해 섭씨 70~75도 이상 가열하면 죽는다. 런천미트는 섭씨 116도에서 40분 이상 멸균 처리한 제품이다.
논란이 일자 식약처는 이례적으로 검사기관(충남 동물위생시험소)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섰고 최종 결과를 이르면 다음 주중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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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달 25일 서울행정법원에 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 발표 근거에 대한 정보공개 소송을 했다. 식약처의 발표로 흡연자와 주위 사람들이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운 대체 제품의 사용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어 명확한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게 소송 이유다.
앞서 식약처는 일반 담배 타르가 0.1㎎~8.0㎎ 검출되는 반면 BAT의 글로는 4.8㎎, KT&G의 릴은 9.1㎎,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가장 높은 9.3㎎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타르는 화학물질의 복합체로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타르 성분에 대해서는 어떤 유해성분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답해 의문을 증폭시켰다.
지난해에는 뒷북 논란이 잇따랐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한 커뮤니티에서 ‘릴리안’(깨끗한나라 제조) 생리대를 쓰고 피부나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경험담이 퍼지고 이어 여성환경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독성(휘발성유기화합물·VOCs)시험 결과를 내놨지만 식약처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비판 여론이 일자 논란이 된 제품만 조사한다고 했다가 3년간 유통된 생리대를 전수 조사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뿐만 아니다 ‘살충제 계란’부터 ‘라돈 침대’, ‘발암 고혈압약’ 등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차례 경고성 발언 등 질타가 쏟아졌지만 식약처의 안일한 대처는 계속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식약처가 오락가락 행정처리를 하고 있다”며 “올바른 대응 매뉴얼 부재로 국민에게 혼란과 불안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