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 등록 2018-01-01 오전 6:00:00

    수정 2018-01-01 오전 6:00:00

또다시 해가 바뀌고 2018년 무술년(戊戌年)이 밝았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나라다운 나라’가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사회 구석구석 도사린 부정부패를 없애고 서로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공동체를 가꿔간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각자 노력한 대로 사회발전의 뒷받침이 되고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 집단이익보다는 원칙과 상식을 앞세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런 가운데 구성원들 사이의 믿음이 싹트고 웃음소리가 번져갈 것이다.

결국 정치 리더십 확립에 달린 문제다.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중심을 잡고 나라를 올바로 이끌어야 한다. 정책이 투명하게 추진돼야 하며, 필요한 부분에서는 법령이 때맞춰 보완돼야 한다. 소통과 타협의 정치가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 모습은 국민들이 바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올해는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데다 개헌 논의도 진행되고 있어 여야 간 마찰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대외 여건이 매우 유동적이라는 사실이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우리 의지와는 무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비한 모종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위안부 협상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일본과의 관계도 원활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내달로 다가온 평창올림픽만큼은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성대하게 치러야 한다. 북한도 아직 참가 기회가 열려 있는 만큼 평화올림픽 개최를 위해 최대한 성의를 보여주기 바란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제가 제 궤도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안심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이 본격 늘어남에 따라 올해는 3.0% 성장률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 한다. 올해는 드디어 3만 달러 국민소득을 이룰 전망이라니, 국가적 위상과 자존심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아서는 금물이다. 성장을 주도하는 종목이 반도체 등 일부 분야에 편중돼 있으므로 불안 요인은 상존한다. 제4차 산업을 육성해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고 하면서도 아직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도 아니다. 조만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예고돼 있는데다 중국의 사드보복도 언제 다시 재연될지 모르는 처지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새해부터는 높아진 최저임금이 적용됨으로써 기업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근로시간 단축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어 기업 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근로자들의 권익도 좋지만 기업활력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이 뒷전으로 처져서는 일자리 창출이나 빈부격차 해소작업이 한계에 부딪치기 마련이다.

각종 재난과 사고로부터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 낚싯배가 충돌사고로 뒤집혔고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났지만 구조작업은 여전히 허점을 드러냈다. 세월호 참사로 혹독한 곤욕을 치르고도 달라진 게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하다. 이제 새해는 시작됐다. 국가안보와 재해대책, 경제 분야에서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한 해가 돼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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