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소라 여성벤처협회장은 “만남의 장이 많으면 많을수록 네트워크화에 도움이 된다”며 “이를 넓혀나가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신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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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1100개 회원사 자체적으로 융합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최근 서울 서초구 쉐라톤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만난 윤소라(54) 신임 여성벤처협회(여벤협) 회장은 의욕이 넘쳐 보였다. 윤 회장은 2006년 산업용 테이프 제조사인 유아이를 창업해 연 매출 170억원(지난해 기준)의 업체를 일군 여성벤처기업인이다. 지난 2월에는 제10대 여벤협 회장으로 취임하며 2019년 2월까지 대한민국 여성벤처기업계를 이끌게 됐다.
“협회장 되니 안시를 많이하게 돼”윤 회장의 여벤협 활동기간은 남다르다. 지난 10년의 활동 중 5년 반을 수석부회장으로 임했다. 자연스레 이 기간 동안 많은 선·후배 여성벤처기업인을 알게 됐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애로점을 알게 된 것이 협회장으로의 발판이 됐다. 그는 취임 후 과거와 현재와 작은 변화점으로 ‘인사’를 꼽았다. 윤 회장은 “사실 저는 내성적인 스타일”이라며 “협회장이 되니 어디서든 먼저 인사를 많이 해야 하고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게 과거와 다른 점”이라는 말과 함께 미소를 띄었다.
여벤협 회원사의 매출액 평균은 55억원 남짓이다. 윤 회장은 “보시다시피 규모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우리 안에서부터 시너지 효과를 이루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아이의 사례를 들었다. 윤 회장은 “저희 회사도 기계 등 자체적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며 “수리·보수 측면에서 다른 여벤협 회원사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를 통해 회원사 간 매출을 15% 가량 늘릴 수 있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 윤소라 여성벤처협회장은 “좋은 인재를 유치하려면 결국 여성기업이 바뀌어야 한다”며 “임원사부터 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신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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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제안은 이전부터 꾸준히 나왔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윤 회장은 “우리도 회원사 제품을 쓰자는 얘기를 했었고 홈페이지에 ‘장터’란을 만들기도 했다”며 “하지만 중소기업 특징상 대표가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쓰기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고 설명했다. 여벤협은 현재 선도벤처와 만남의 장을 열고 있다. 그는 ‘여성 스타트업과의 만남’이라든가 ‘임원 워크숍’, ‘산악회’, ‘포럼’ 등 여성벤처기업인들 간 소통 기회를 더 늘리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여성 대표 스타트업 20개→150개
윤 회장은 현재 벤처를 ‘위축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국내 산업이 대부분 어렵다”면서 “벤처라는 것은 일반 산업보다 장기적 측면에서 투자를 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중 ‘스마트팩토리’에 대해선 흥미로운 이야기를 남겼다. 윤 회장은 “스마트팩토리라고 하면 IT(정보기술) 인력이 중요한데 중소기업 특성상 인력이 이직하면 상당히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설비는 중소기업을 일일이 신경 못 쓴다며 정작 안 쓰는 기능들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여성벤처의 씨앗은 꾸준히 꽃피고 있다. 2014년 여벤협은 산하에 ‘스타트업 미래청년위원회’를 만들었다. 시작 때 20여개 불과했지만 현재 150여개로 늘었다. 윤 회장은 “창업을 꿈꾸고 있는 여성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여성벤처가 괄목한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여성이 대표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런지 투자나 대출을 받는 게 쉽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는 말과 함께 여성 창업에 대한 인식 전환을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