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야기]②"사회적 책임 다해야 온전한 기업"

운동권 출신 노창준 회장
“내 이익은 내 것 아닌 사회의 것”
식당 조리원, 어린이집 교사 모두 정직원
  • 등록 2016-11-08 오전 7:00:00

    수정 2016-11-08 오전 7:00:00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금수저니 흙수저니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 한정짓는 말을 많이 하는데, 사람은 출발점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출발점이 이후 삶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

8개 계열사를 거느린 바텍 네트웍스 노창준 회장은 故 박종철 씨가 물고문으로 사망한 안기부 남영동 분실에 세 번이나 연행됐던 전력이 있다. 당시 故 김근태, 김부겸, 유시민, 심재철 등 유명 정치인들이 노 회장과 학생운동을 함께했다. 졸업 이후 그들이 직업 정치인의 길을 택했을 때 노 회장은 기업가의 길을 택했다.

노 회장은 “기업활동을 통해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내가 가진 게 우연히 얻어진 것들일텐데 이를 나를 위해 쓰는 게 합당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끊임 없는 자문(自問)의 결과, 바텍의 복지수준은 대기업 못지않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것이 사내 어린이집인 ‘이우아이어린이집’이다. 올해 초 바텍이 신사옥을 지으면서 1443㎡(약 440평) 규모로 꾸몄다. 국내 최대 규모의 어린이집이다. 바텍은 대기업처럼 법적으로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하는 의무사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노 회장이 회사를 이전할 계획을 세울 때부터 제일 먼저 염두에 둔 시설이다.

바텍 본사 1, 2층에 있는 이우아이어린이집.(사진=바텍)
규모가 큰 만큼 교실도 9개나 되고 1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하지만 현재 40명 정도가 다니고 있다. 0세 영아반의 경우 보육교사 한 명이 영아 2명씩 돌본다. 이는 법적 비율인 1인당 3명보다 적은 수치다.

바텍의 계열사 중 바텍에스앤씨는 급식서비스 전문 업체다. 매출의 60% 정도는 외부의 직원식당 운영이 차지한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직원식당의 한끼 비용은 약 8000원이다. 어지간한 직원식당 운영업체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대다. 이 회사는 ‘비용’에 식단을 맞춰 이윤을 남기기보다는 제대로 된 식재료로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드는 게 목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나눔 정신의 실현인 것이다. 그래서 고추, 쌀, 배추, 참기름 등 식자재는 농어민들과 직거래로 공급받는다. 그러면 품질 좋은 식자재를 안심하고 확보할 수 있고, 농어민은 안정적으로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소득이 올라간다. 또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게 된다.
바텍에스앤씨의 급식 사진(사진=바텍에스앤씨 제공)
바텍은 대부분 직원이 정규직이다. 이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노 회장의 확신 때문이다. 노창준 회장은 세계 1위의 기업이 되어야 할 이유가 그래야 구성원이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노 회장은 “세끼 식사, 편안한 잠자리 등 기본적으로 구성원이 행복해져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며 “기업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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