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와 핌피 사이 대한민국 길을 잃다

사드 배치 거론지역 정치인 '배치는 찬성 내지역은 반대'
대화와 설득없는 일방통행식 결정이 주민 반발 야기
의견 교류하며 신뢰 쌓아야 갈등없이 문제 해결
  • 등록 2016-07-12 오전 6:00:00

    수정 2016-07-12 오전 11:51:54

[이데일리 김정민 사회부장]신공항을 둘러싼 지역간 갈등이 채 사그라들기도 전에 사드(THAAD)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지역이기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 신고리 원전 5·6호기, 제2 제주공항 건설 등 곳곳에서 국책사업이 지역사회의 반대에 밀려 난항 중이다. 님비(NIMBY)다.

핌피(PIMFY)현상도 심각하다. 신공항, 국립철도박물관 등 돈 되는 사업 유치에는 체면을 벗어던진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신공항 유치에 실패하면 시장직을 내놓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철회했다. 국립철도박물관은 사업규모가 확정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상호비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책임은 정부와 정치권 모두에게 있다.

정부는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발표 후 문제가 불거지면 수습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사회적 합의도, 정치적 조율도 끼어들 틈이 없다. 정부의 독선적인 일방통행이 문제의 불씨를 만들고 있다.

정치권은 표 앞에서 본분을 잊었다. 갈등 조정은 없고 조장만 있다. 사드 배치가 유력한 지역으로 거론된 경북 칠곡, 충북 음성. 경기 평택 등에선 지역주민이 반대단체를 구성하는 등 조직적인 저항에 나섰다. 갈등 조정에 나서야할 지역 의원들은 ‘사드 배치는 환영하지만 내 지역구는 안된다’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경북 경산)과 대구·경북을 지역구로 둔 이철우,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 등이 전면에 섰다. 친박계 핵심들이다.

사드레이더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맞지만 틀리다. 미국이 지난해 괌 사드 포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사드 레이더가 인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거리는 지상 100m다. 100m 밖에서는 안전하다는 의미다. 사드 레이더는 먼 거리를 탐지하기 위해 높은 지형에 위치한다. 또 5도 이상 위쪽으로 전파를 방사하기 때문에 주변지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의 없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사드 레이더는 기지 울타리로부터 최소 500m 들어간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지 외부의 주민들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사드 레이더 안전거리 밖의 전자파 세기는 국내법과 세계보건기구 안전기준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지역이기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해법은 시간과 소통이다. 윤종설 한국행정연구원 박사는 “민주적 갈등관리 핵심은 정확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서로의 의견을 충분히 교류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가고 합의 거치면서 갈등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데 있다”며 “하지만 그동안은 이런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확정 발표하면서 갈등을 심화시켰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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