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가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10년(lost decade)`을 겪을 경우 글로벌 경제가 이를 견뎌낼 수 없을 것이라고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보다 강력한 통화부양조치를 요구했다.
|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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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시애틀 국제위원회(WAC) 주최로 열린 연설에서 “유로존 경제가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하게 된다면 현재 글로벌 경제로서는 이를 견뎌낼 수 없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포용적 성장`이라는 주제로 이번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을 앞둔 루 장관은 이같은 유로존과 ECB에 대한 정책 비판을 통해 이번 회의가 치열할 것임을 미리 시사했다.
그는 “ECB는 그동안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강력한 통화부양정책을 취해오긴 했지만, 최근 경제지표들을 보면 현재 상태의 통화완화정책은 유로존의 심각한 경기 침체를 막는데 충분치 않다는 사실이 잘 드러난다”며 ECB에 추가 부양조치를 요구했다. 또 “개별 국가 정부와 다른 유로존 단체들이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줄이는데 공조해야 한다”며 재정부양 등의 조치도 촉구했다.
루 장관은 “미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 성장을 지탱해주도록 의존해선 안된다”고 전제한 뒤 “미국의 최대 수입 국가가 돼 주기를 기대해서는 글로벌 경제가 번영할 수 없으며, 미국 경제도 주요국 경기 부진을 상쇄시킬 만큼 강하게 성장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루 장관은 “각 국가의 정부들이 자국내 수요를 부양하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만 세계 경제는 지금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