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위기감에 청와대는 지하벙커에 비상경제상황실까지 설치해 운영하기 시작했고, 한국은행은 금리를 0.5%포인트 더 낮췄다.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위기의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번주 나오는 12월 고용지표는 이같은 위기감을 더해줄 가능성이 높다.
조선과 건설사의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폭탄이 터졌다. 안 그래도 갈 길이 바쁜데 정부는 쌍용차 후폭풍 수습에 더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는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돌입한다. 올초 증시 랠리를 즐겼던 투자자들은 이번엔 어닝 쇼크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 구조조정 갈길 바쁜데 쌍용차까지..대책 주목
조선과 건설사 옥석구분 작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지난주 금융사간의 이견을 조정하는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 수장과 위원들이 선임됐고, 사무실을 갖춰 업무를 시작했다.
위원회는 금감원이 지정한 시한인 설 전까지 옥석구분을 마치기는 어렵겠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처럼 구조조정 갈 길이 먼데 정부는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날벼락에 분주해졌다. 특히 설 대목을 앞두고 있어 쌍용차 협력업체들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이번주초 금융위원회와 채권단 등과 협의해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협력업체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협력업체들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지 않도록 긴급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체와 평택 주민들의 눈이 정부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둘러싼 한화와 산업은행간의 줄다리기는 이번주가 고비다. 우선 다음주 초 한화의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여부가 관건.
한화가 산업은행의 사모펀드를 통한 자산매입안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긴 했지만, 여하튼 다음주 초까지 자구노력을 포함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만 협상이 진전가능한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거래가 종결될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
이번주 눈여겨 볼 지표는 통계청이 14일 발표하는 12월 고용동향이다. 신규 일자리는 두달 연속 10만명을 밑돌고 있는데, 작년 4분기 이후 경기침체의 기울기가 가팔라지고 고용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감돌고 있다.
12일 공공기관 지방이전 특별법 개정안이 나온다. 개정안에는 혁신도시에 특목고를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포함돼 있다. 15일 나올 작년 12월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서는 정부가 쏟아내고 있는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에 수요자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각종 회의들도 이어진다. 12일 오전 총리 주재로 올해 첫 고위당정협의회가 열린다.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동향을 점검하고 민생안정 대책을 논의한다.
13일에는 청와대에서 경제금융대책회의가, 15일에는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두번째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열린다.
한편 12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도 이슈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이번 방한에서 미라타이 후지오 일본 게이단렌 회장, 조 후지오 도요타 자동차 회당 등 경제계 인사들을 대거 대동한 만큼 경제분야에서의 실질적인 협력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한 이후 금융시장이 어떤 흐름을 보일지도 관건이다. 한은의 신속한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기업어음(CP)과 회사채 금리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한은의 환매조건부증권(RP) 매각 입찰에서 사상 최대인 80조원의 자금이 몰리는 등 시중자금은 한은으로 다시 돌아오는 분위기다
시중은행들은 줄줄이 예금금리를 내려, 이번주부터 은행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4%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적게는 0.5%포인트 많게는 1%포인트 까지 조정 범위를 검토하고 있다. 연 4%대의 금리는 1년5개월 전 수준.
12일 나오는 올해 국채발행 계획도 챙겨봐야 한다. 경제살리기 위해 정부가 돈을 풀 수록 국채발행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채권시장 발목을 잡아왔기 때문이다.
환율도 기업체들의 달러 수요와 역외 매수로 1340원대로 올라섰다. 이번 주 증시가 랠리를 마무리하면서 상승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증시에서는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시작된다. 15일엔 포스코와 삼성물산, 에스원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16일엔 LG디스플레이와 KT, 대림산업, 신세계, 제일기획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13일 열리는 미국의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청문회도 주목해야 할 대외변수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차기 정부의 정책 우선 순위와 구제금융 사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국제관련 지표로는 미국 무역수지(11월)가 13일 발표되는데 이어 14일에는 11월 기업재고 동향, 15일에는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잇따라 발표된다.
통신업계에서는 14일 KT 임시주총이 예정되어 있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사장 자격등을 규정한 정관을 변경한 뒤 이석채 사정 선임건을 상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