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BoMS그룹은 경제지표 호전과 증시 상승세를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확실한 경기회복은 좀더 지켜봐야하며 금리 상승폭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한편 이번달에는 단기물 채권매수를 추천한 전문가들이 3명(김일구, 최재형, 김범중)이나 됐다. 특히 금리상승이 멈춰도 Carry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BoMS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오상훈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설비투자, 가동률, 산업생산 및 고용 등 공급관련 변수는 아직 회복신호를 보내지않았다"며 "펀더멘털의 추세적 호전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기투자기관의 시장안전판 역할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균형적인 수급구조에 의해 가격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채권수익률이 과도하게 반응할 여지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BoMS(Bond Market Strategy) 그룹은 정기적으로 경기분석 및 채권투자전략 리포트를 쓰고 있는 이코노미스트와 스트레티지스트들의 모임으로 edaily를 통해 정기적으로 분석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SK증권 투자전략팀장 오상훈
경기회복 기대감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주식시장에는 우호적, 채권시장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한편으로는 시장 기대심리가 한 쪽으로만 편중되면서 가격변수가 과잉반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적 관점 보다는 중기적 관점에서 채권시장의 향방을 검토해 볼 필요성이 있다.
현 경기가 바닥권에 진입하면서 가격변수인 주가나 채권수익률이 기대변수에 의해 과잉반응하는 현상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경기에 대한 낙관적 기대감이 급속도로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주가가 9월 하순이후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을 과도하게 높였기 때문이다. 9.11 미 테러사태 직후 지나치게 팽배했던 비관론적인 경기시각이 궤도 수정되면서 나타난 반사적인 경기회복감도 경기확산 기대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테러사태 이전에도 설비투자와 수출 침체에 기인한 경기하강 압력을 내수관련 지표들이 어느 정도 완충역할을 담당했다.
발표중인 경제지표를 보면 경기바닥에 대한 징후는 뚜렷해지고 있지만 현 경기국면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 시각은 경계해야할 시점이다. 중기적 시각에서 경기와 채권시장과의 관계에 대한 관점은 다음 몇 가지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
◇공급관련 변수의 회복을 기다려야
첫째, 최근 경기실적 지표 추이를 보면 소비, 건설, 소비자 기대지수 등 수요관련 변수는 호전 추세지만 설비투자, 가동률, 산업생산 및 고용 등 공급관련 변수는 여전히 하향추세다. 공급관련 지표가 대부분 경기 동행적이거나 후행변수인 것도 원인이지만 국내 뿐 아니라 미국 경기실적 지표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평균가동률이 70% 초반으로 낮아진 상태다. 향후 수요회복시 가동률 제고à신규 설비투자 등의 경로를 고려하면 아직도 유휴설비 수준이 높은 상태로서 기업들의 신규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소매매출, 민간소비, 소비자기대 등 수요 관련변수는 정부의 재정지출, 금리정책, 세율 또는 유동성 변수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추세를 보면 변동폭도 크고 상당히 가변적이다. 최근 미국의 한시적인 무이자 할부판매에 의한 자동차 소비급증 현상은 추세적이라기 보다는 미래의 소비를 앞당기는 선 소비 효과에 기인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우도 이번 11월 20일 이후 특소세 인하에 의한 선 소비 효과로 내수의 경기에 대한 버팀목 역할이 보다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과거 주가지수는 기대변수 또는 수요변수와 상당하게 밀접한 관계를 보이며 경기에 대한 선행적 특성을 나타냈다. 반면 채권수익률은 수요변수 보다는 기업자금 수요와 연관이 있는 공급변수 흐름과 상관성이 크다. 즉, 금리의 추세반전은 소비기대지수, 소매매출 등 수요지표 보다는 제조업가동률, 설비투자 추이와의 연관성이 크다는 뜻이다. 기업이 가동률을 높이는 시점이 수요압력이 높아지는 시점이며 이는 간접적으로 인플레 압력으로 나타난다. 과거 경기후행적 특성을 보였던 채권수익률이 현재 주가와 마찬가지로 수요변수에 민감하게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점은 일정부분 과잉반응이다.
◇국내 경기회복 기대감은 타국에 비해 과도
둘째, 국내경기의 회복 기대감이 해외경제 흐름에 비해 상당히 성급하고 과도하다. 국내경제는 국가신용등급 상향과 반도체 경기의 바닥론을 호재로 Korea Premium국면으로 바뀌고있다. 이를 반영한 주가는 지난 9월 하순 바닥권 대에서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순매수 기조에 힘입어 세계 여타국가에 비해 빠른 상승세를 시현했다.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은 추세흐름이 전환되는 변곡점에서는 과잉반응 폭이 평상시에 비해 상당히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4분기 들어 내수의 견조한 추세에다 지난해 4분기 경기지표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효과(base effect)가 맞물리면서 기대 보다 높은 경기 실적지표들이 발표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을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의 급격한 주가상승 추세는 경기회복 기대에 의한 경기 모멘텀 반전을 반영하고 있을 따름이지 급속한 경기회복 속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경기실적 지표는 내수 주도에 의해 견조한 추세가 이어져 경기회복 기대감을 보다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 11월말 특소세 인하효과와 내년 중반 월드컵 특수까지 감안하는 경우 내수의 견조한 흐름은 추세적으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향후 경기 회복속도를 좌우할 수출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우리 수출의 선행지표인 OECD선행지수 증가율이나 미국의 IT신규주문 증가율도 아직 하향 모멘텀을 그리고 있다. 향후 달러/엔 상승기조에도 불구하고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경우 수출경쟁력 약화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해외 경제여건으 보아 내년 하반기 들어서야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다.
◇추가 금리상승폭은 제한적
90년 초 이래 자본자유화에 따른 금융연관비율의 상승 추세, 금융중개 비용 하락, 자본의 한계생산성 하향 추세를 반영하여 채권수익률은 추세적인 하향기조를 이어왔다. 잠재성장률 하향추세, 인플레이션 안정화,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의 하향, 달러/원 하락기조 등을 감안할 때 국내 금리수준은 선진국 금리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최근 경기사이클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현 시점에서의 추가적인 금리상승 폭은 그만큼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금리변동성 확대로 가격왜곡 가능성 커져
넷째, 장기투자기관의 시장안전판 역할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세전환시 시장기대 편중에 의한 수요자 또는 공급자 주도에 의한 불균형적인 수급구조에 의해 가격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
시가평가제 전환 후 지표물인 국고채 수익률은 시중유동성이 반영하기보다 경기에 대한 편견을 반영하는 경향이 커졌다. 적정 시중금리 수준은 기업의 자금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의 자금수요를 반영하고 있는 지표는 경기와 설비투자 지표이고 자금공급을 반영하고 있는 지표는 시중 유동성과 정부의 통화정책 기조다. 그러나 현실은 시중유동성과는 무관하게 정부의 채권수급 조절에 대한 의존성이 커졌다.
정부의 통화정책기조는 경기회복과 인플레 부담이 가시화될 내년 상반기까지는 신축적 통화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내수가 어느 정도 호전되면서 저금리 정책 유지의 효용성이 낮아지고 정책 우선순위도 주가-환율-금리 순으로 바뀌면서 정부의 저금리 기조 유지에 대한 의지가 약화된 점도 채권시장 불안요을 가중시켰다. 일정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금리상승이 유발되는 경우 한은의 장기물 직매입, 정부의 국채발행 물량 조정 등으로 일시적 안정을 기대해볼 수 있으나 변환기에서 금리변동성(volatility)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현 금리수준은 추가적인 경기하강이 멈춘 바닥국면에 진입하면서 4%대 금리 수준이 5%대 수준으로 한 단계 상향조정된 측면과 과도한 경기회복 기대감에 의한 6%대 진입의 과잉반응 측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감을 선 반영한 상태에서 향후 주식시장과의 동조화 경향은 점차 약화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장기투자기관의 시장안전판 역할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딜링 수요자의 기대편중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채권수익률이 과도하게 반응할 여지가 남아있다.
내년초 과도한 경기회복 기대감이 어느 정도 누그러지고 주가가 기간조정 국면으로 진입할 경우 그동안 채권시장의 과잉반응 부분은 점진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