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리뷰)가뭄과 파업, 그리고 주식시장

  • 등록 2001-06-16 오후 6:02:00

    수정 2001-06-16 오후 6:02:00

[edaily]이번주의 최대 사회적 이슈는 가뭄과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을 정점으로 한 민노총의 연대파업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 항공사 노조의 파업과 함께 민노총의 연대파업이 벌어진 12일엔 거의 전 조간들이 비행기 운항 차질을 1면 머릿기사로 다루었다. 특히 "가뭄때 파업 부당" "항공 결항사태 비상" "가뭄 이어 경제 또 시련" "경제난에 가뭄까지 지금 파업은 안된다" "이 가뭄에 연대파업 비상" "엎친 가뭄에 덮치는 파업" "가뭄에 연대파업 겹쳐 경제 상반기 최대 고비" 등 가뭄과 파업을 연계한 기사가 각 중앙지들의 1면을 장식했다. 신문 등 미디어들이 "가뭄"과 "파업"이라는 별개의 사회적 이슈를 묶어 "정도 이상으로" 흥분할 때 주식시장은 가뭄에 대해서도 파업에 대해서도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우선 가뭄. 가뭄으로 고통받는 농촌에 양수기 보내기 운동이 전개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양수기 생산업체에 대한 관심이 잠깐 일었지만 반짝 테마로 끝났다. 양수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갑작스런 수요에 맞춰 공급을 할수 없는 상황인데다, 개별업체별로 전체 매출에서 양수기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 되지 않아 실적호전으로까지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때문이다. 거래소의 계양전기나 코스닥의 태인테크 등이 양수기와 관련된 대표적인 종목이다. 그러나 이번 가뭄이 양수기 특수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계양전기는 "양수기 재고가 이미 바닥났지만 양수기가 제아무리 팔려도 생필품이 아닌 이상 실적호전에는 한계가 있어 특수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코스닥의 태인테크 역시 "최근 가뭄으로 고압펌프의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정량을 미리 확보해 놓은 상태로 재고 부족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파업. 신문 등 미디어들의 파업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에도 불구하고 파업기간 동안 해당기업들의 주가는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대한항공의 경우 주식시장이 13포인트 (2.18%) 빠진 지난 11일엔 0.88%, 60원 떨어진 7000원을 기록하더니 파업이 시작된 12일엔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다.이같은 상승세는 13일에도 이어지더니 노사협상이 타결된 이후 14일엔 다시 소폭 내렸다. 주말까지 노사간 이견으로 파업이 지속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파업이 시작된 12일 이후 이번주 내내 주가가 상승했다.15일 종가는 2260원을 기록해 주초 대비 7.6%의 상승률을 보였다. 대한항공 노조의 파업이 타결되고 민노총의 연대파업이 수그러들면서 주식시장의 막판 휘날레는 하이닉스반도체가 장식했다.15일 장이 마감되고 뉴욕에서 날아온 뉴스는 하이닉스가 12.5억달러의 GDR발행에 성공했다는 것. 하이닉스 1DR당 발행가는 12달러로 25%의 할인율이 적용돼 보통주 한주당 환산가격은 3100원으로 결정됐다.그러나 이같은 DR발행의 성공과는 별개로 DR발행으로 인한 주당가치 희석 효과와 "원주를 팔고 DR을 사려는" 외국인들의 차익거래 등에 영향받아 하이닉스주가는 주중 내내 약세를 보였다. 하이닉스의 외자유치는 한화 약 1조6000억원으로 단일기업으로선 아시아권 최대 규모다. 이번 외자유치로 그간 유동성 우려가 제기됐던 하이닉스는 "가뭄의 단비"를 만난 셈이 됐다. 하이닉스의 장기 생존여부는 궁극적으로 D램 경기에 달려있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번 GDR의 성공적인 발행은 한국경제의 "뇌관"이었던 대기업의 구조조정 이슈중 일부 나마를 해결하는 전기를 마련한 것은 틀림없다. 한가지 사족. 가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실제로 얼마나 될까. LG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가뭄으로 2분기 실질 성장률이 0.4 % 포인트 낮아지고 소비자물가는 0.28%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예년 강수량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이번 가뭄으로 2분기 농림 어업분야의 생산량이 6.5% 포인트 정도 줄었으며 이로인해 국내총생산 증가율도 0.4%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은 "가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홍수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직 공업용수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은 빚어지고 있지 않지만 농작물 피해는 물론 바닷물 염분농도 증가에 따른 어획량 감소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핫바디' 화사의 유혹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