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서울 은평구와 중구 숭례문 지하보도에서 흉기 난동 사건의 충격이 잊히기도 전에 신림역에서 또 다른 흉기 살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신림역 인근은 지난해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곳으로, 인근에서 1년 만에 또다시 살인 사건이 발생하며 충격을 줬습니다.
| ‘신림동 지인 살해’ 피의자 30대 여성 A씨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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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4일 평소 알고 지내던 또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 국적 30대 여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후 2시 10분께 관악구 신림역 인근 건물 1층에서 지인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이날 2시 13분께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살인 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됐습니다. B씨는 위독한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3시께 끝내 숨졌습니다. B씨가 숨지면서 A씨의 혐의도 살인 혐의로 전환됐습니다. 두 사람은 인근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일하는 동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현금이 많이 들어 있던 A씨의 지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지난 13일 희생자 B씨와 만난 뒤 지갑이 없어진 것과 관련해 다툼을 벌이다 이튿날 피해자 근무지에 찾아가 갖고 있던 흉기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에게 “네가 내 지갑을 가져갔느냐”고 따졌고, B씨는 “내가 왜 언니 지갑을 가져갔느냐”라고 맞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변 상인들은 “두 사람이 큰 소리로 말다툼을 벌이다 사건이 발생했다”고 목격담을 전했습니다. 경찰은 이상 동기 범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관악경찰서는 지난 15일 살인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다음날 서울중앙지법 김석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A씨의 살인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 2시 27분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엄씨는 ‘살해 목적으로 피해자를 다시 찾아간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살해 목적으로 흉기를 샀느냐’는 추가 질문에도 거듭 “아니요”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A씨가 흉기를 소지하게 된 경위와 피해자의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한편, 2023년 7월 21일 신림역 인근에서는 조선(33)이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조씨는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