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사망 후 논란 된 ‘폭언 교수’…숭실대 “비위 발견, 엄정 대처”

지난해 CES 함께 참석한 대학원생 귀국 후 숨져
숭실대 인권위 조사 착수…“업무 몰아주고 폭언”
징계위서는 경징계 수준은 ‘견책’ 조치만 내려져
  • 등록 2024-08-09 오전 6:26:13

    수정 2024-08-09 오전 6:26:13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지난해 한 숭실대 대학원생이 숨진 이후 지도교수가 고인에게 업무를 몰아주고 폭언했다는 내부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대학 본부가 해당 교수의 비위 행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숭실대 전경 (사진=숭실대 누리집 갈무리)
숭실대 특별대책위원회(대책위)는 8일 ‘폭언 교수 사태’에 대한 후속 입장문을 내고 “특별감사 및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조사한 결과 비위로 판단되는 사안이 발견됐다”며 “조속히 후속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A 교수는) 교수협의회 계정으로 본교 구성원에게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은 메일을 보내 불편함을 야기했다”며 “앞으로 학교 공식 메일 계정을 사적 용도로 부당하게 사용하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부적절한 내용을 배포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엄정한 대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 교수가 학내 상담·인권센터 교직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고발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형사고발의 경우 모두 혐의없음 결정이 나왔으며, 민사소송은 곧 판결이 나올 예정”이라며 “정당한 권리행사의 수준을 넘어서 반복적이고 무분별한 고발권 행사는 법적 대응을 포함해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A 교수가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법원에 보도자료 제공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에 대해서도 “모두 이유 없다는 기각 결정이 나왔다”며 “본교는 적법한 절차와 방법으로 이번 사태를 바로 잡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고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폭언 사태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 A 교수와 함께 참석한 숭실대 대학원생이 귀국 사흘 만에 숨지며 드러났다.

당시 숭실대 인권위는 행사 기간 해당 교수가 고인에게 업무를 몰아주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폭언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A 교수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징계위는 경징계인 견책 수준의 조치를 내렸다.

A 교수는 인권위가 중징계를 의결한 뒤 상담·인권센터 교직원을 상대로 무더기 소송을 제기하고 법률대리인 명의로 입장문을 학내 구성원에게 보내 의혹을 부인하기도 했다.

숭실대는 규정상 징계위 결정에 불복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징계위원 전원 사퇴와 함께 징계위를 재구성했다. 또 특별감사 및 진상조사위를 통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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