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군에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한지 공방이 있다. 무려 132년 동안 가업을 이어온 한지 공방 ‘가평 장지방’이다. 경기도 무형문화재인 장성우(57) 한지 장인은 4대째 한 자리에서 전통 기법으로 한지를 만들어오고 있다.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장성우 장인은 “한지를 뜰 때면 손을 감싸는 ‘천년의 감촉’을 잊을 수 없어 평생 전통 한지를 고집하고 있다”며 “전통을 계승한다는 것은 그 안에 마음을 담아 그릇 하나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장 장인은 한지의 재료인 닥나무를 찌는 것부터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든다. 닥나무의 점성을 유지하기 위해 ‘황촉규’로 점액을 만드는 것도 옛날 방식 그대로다. 물을 머금은 종이는 한 장씩 조심스럽게 떼어내 열판에 붙여 말려야 한다. 100장의 한지를 만드는 데는 꼬박 열흘이 넘게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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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에서 한지의 우수한 보존성에 주목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2018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자필 노트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 복원에 한지를 사용한 바 있다.
장 장인은 앞으로 한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국내에서의 관심이 해외로, 해외에서의 관심이 국내로 뻗어가며 우리 전통 한지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것이다. 장 장인은 “종이를 만드는 일만 30년 이상 했더니 이제는 조금 인정해 주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한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가 되면 더 큰 자부심이 생길 것 같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우수한 전통 한지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 준다면 세계화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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