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유전자나 이중 항체, 항체약물접합(ADC) 등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들이 신약개발에 속속 접목되면서 바이오 산업의 중흥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을 가진 이들 바이오텍이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성장세를 리딩하는 형국이다. 2023년 바이오 생태계를 이끄는 최첨단 유망 바이오 섹터로 어느 분야가 떠오르게 될 것인가.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팜이데일리’는 10대 유망 바이오 섹터를 선정, 세계 시장 동향과 국내외 주요 기업의 개발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에는 난공불락의 질병으로 여겨졌던 알츠하이머에 대한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턱을 넘으며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섹터다. [편집자 주]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전 세계 환자만 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근원적인 치료제가 지금까지 없었던 이유는 인류가 발병 원인을 뚜렷하게 알지 못해서다. 낮은 부작용 위험으로 유의미하게 증상을 ‘완화’ 시킬수만 있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성공이다. 증상을 완화키는 것에도 인류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올해는 증상을 뚜렷하게 완화하는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건부 승인을 받고 출시되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내 개발사들도 임상 단계에 돌입한 개발사들이 많아 어떤 성과를 손에 쥐게 될지 시장의 관심사다.
위약군 대비 인지저하 27% 감소…첫발 내디딘 2023년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의 뇌에는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 찌꺼기가 쌓여 있다. 이것이 뇌 신경을 파괴한다는 것이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이다. 반론도 있지만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게 학계와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거나, 축적되는 속도를 줄이는 기전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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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전성 우려가 남아있다. 이 문제는 인지저하를 감소시키는 것 외에도 개발사들이 풀어가야할 숙제다. 앞서 개발된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의 경우 높은 부작용의 이유로 유럽 EMA에서 승인을 거절하기도 했다. 레카네맙의 경우 임상에 참여한 14%가 심각한 뇌출혈과 뇌부종을 뜻하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서다. 이에 FDA는 승인과 함께 레카네맙 투여 첫 14주간 ARIA 관련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라고 경고했다.
2026년까지 연평균 6.5%씩 성장…국내외 후발주자들 많다
일라이릴리(LLY)의 ‘도나네맙’이 차세대 기대주다. 릴리는 상반기 안에 도나네맙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상에서는 위약군 대비 인지저하 수준을 23% 감소시키는 데이터를 얻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 37.9%의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했다. 릴리도 바이오젠과 에자이처럼 조건부 승인을 신청한 상황이어서,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 FDA는 당장 내달 도나네맙에 대한 조건부 승인 검토 여부를 결정한다. 검토하기로 했다면 6개월 안에 승인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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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백스(082270)앤카엘이 상장사 중에서는 임상 속도 측면에서 앞서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인 ‘GV1001’은 미국 FDA에서 2상 IND 승인을 받았고, 이를 활용해 유럽에서도 임상2상을 추진 중이다. GV1001은 아밀로이드 베타 뿐만 아니라 타우(Tau)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복합 기전이다. 타우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는 또 다른 가설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임상2상을 끝내고 임상3상에 돌입했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국내 12개 병원에서 진행된 임상2상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GV1001은 텔로메라아제(telomerase)에서 유래한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 조성물이다. GV1001은 국내에서 지난 2014년 췌장암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받은 바 있다. 다만 조건부 허가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임상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허가가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