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연초부터
오스템임플란트(048260)를 비롯해
클리오(237880),
계양전기(012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상장사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실제 횡령·배임 사건은 확연히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대규모 횡령 사건 재발을 원천 봉쇄하긴 어렵기 때문에 최고경영진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내부고발 유인을 확대해 대규모 부정 사태의 예방과 조기 적발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에서는 재무팀장 이모씨가 회사 자금 2215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모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올해 1월 구속기소된 상태다.
코스피 상장사인 계양전기에서도 재무팀 직원이 2016년부터 장부를 조작하면서 회사 자금 246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구속기소됐다.
가장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사인
클리오(237880)가 1인 횡령 사건이 발생해 22억2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감사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클리오는 감사인의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의견에 따라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올해 들어 상장사의 횡령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외부감사법 무용론이 나오고 있으나 실제로 횡령·배임 사건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 ‘최근 상장사 대규모 횡령 사태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연도별 횡령·배임 사건 발생 건수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가 의무화된 2019년을 기점으로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9년 93건, 2020년도 79건, 2021년도 55건으로 감소추세다. 지난해 횡령·배임 사건은 전년 대비 30.4% 줄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는 2019년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됐다. 자산규모 2조원 기업이 많이 포진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중심으로 횡령·배임 사건 감소추세가 먼저 나타나고 있다. 횡령·배임 사건의 전체 발생 건수에서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도를 기점으로 47% 감소했다.
보고서를 쓴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기업의 일탈에 가까운 사례를 지나치게 일반화해 지난 3년여 간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조치의 실효성에 대해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오스템임플란트 사태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며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인증 수준을 높여 설계·운영의 효과성에 대한 감사를 의무화해도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형식에 불과한 허상으로 남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기업 내부에서 독립적인 감독과 전사적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횡령·배임죄 형량에 대한 권고 형량 기준이 2009년 시행안에 머물러 있어 어느 정도의 형량이 합리적일지 대해 구체적인 재검토와 내부고발 유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범죄이득액이 300억원 이상으로 권고형량이 가장 높은 유형에 해당해도 기본 형량 기준은 5~8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