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권행보 카운트다운…"추경 통과 뒤 거취 발표"

24일 국난극복위 종료, 거취 언급 말 아껴
기자간담회 "국난극복 질문 해달라" 당부
측근 "개인적인 문제보다 국가 우선 생각"
대세론 속에서도 "6개월 대표 성과 의문"
  • 등록 2020-06-25 오전 6:00:00

    수정 2020-06-25 오전 6:00:00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차기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이낙연 전(前) 국무총리의 당권행보가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접어들었다. 다만 구체적인 입장은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밝히겠다고 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2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국난극복위원회 활동보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추경이 통과된 후에 거취를 발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3차 추경 심사가 첫발조차 떼지 못하고 남북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을 고려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당초 민주당 출입 기자들은 당연지사 코로나19국난극복위 활동 종료를 기점으로 이 전 총리가 어떤 형식으로든 당권에 대한 답을 내놓을지 촉각을 세우면서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 전 총리 기자간담회에서는 시작부터 사회자인 김성주 의원의 “주제가 국난극복위 활동보고회니 국난극복위 활동에 대해서만 질문을 해달라”는 당부가 나왔다.

이 전 총리는 당과 관련해서는 “포스트코로나는 당이 활발한 상상력을 가지고 임해야 할 분야”라며 “당이 더 주도력을 발휘해야 하는 분야”정도로만 답했다.

이 전 총리 측은 여러 가지 국정 현안이 엄중한 시기에 본인 거취부터 덜컥 발표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오늘은 국난극복위 활동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자리니 그런 것”이라며 “거취 발표를 연기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인 문제보다 전반적으로 국가가 처한 문제를 우선 생각한다는 기조”라며 “국난상황이 더 엄중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하는 게 맞고 입장발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적절한 시기에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기조와는 별개로 당내에서는 이 전 총리의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선 1년 전인 다음해 3월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우원식·홍영표 의원도 당권레이스가 본격화하면 이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의원은 대표에 당선된다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사도 나타낸 상태다.

압도적인 차기 대권 지지율을 바탕으로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는 않고 있지만 당내 견제도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일각에서는 이 전 총리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만든 코로나19국난극복위가 총선 이후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란 얘기가 들린다.

당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와 이 전 총리의 총선 투톱 체제를 부각하기 위해서 국난극복위가 설치된 측면이 있다”며 “그런데 총선이 끝나고는 다시 이 대표 원톱체제가 되면서 국난극복위는 힘이 빠진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당의 한 중진 의원도 “6개월 정도 임기 안에 얼마나 성과를 보여줄지 의문”이라며 “상처만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활동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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