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풍작에 도매가 반토막…'農家 살리기' 팔걷은 유통업계

봄 가뭄 해소로 양파 생산량 15~17% 증가
도매 시장에 수확 양파 몰리면서 가격 '반토막'
현대백화점·이마트·GS, 양파 수매 늘리고 할인 행사
  • 등록 2019-06-25 오전 6:30:00

    수정 2019-06-25 오전 6:30:00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마트가 24일 오전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대과 양파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9CM이상의 대과 양파 2.5kg 한 망을 2,480원에 판매한다.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때아 닌 양파 풍작에 양파 가격이 급락했다. 5~6월 양파 수확량까지 도매시장에 몰리면서 양파 가격은 평년 대비 반 토막이 됐다.

양파 가격이 급락하자 유통업계가 나섰다. 소비 촉진 캠페인이나 마케팅을 벌이면서 양파 농가 시름 덜기에 동참한 것이다. 요리·외식 연구가이자 유명 방송인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까지 나서 양파 소비 촉진에 힘을 보탰다.

폭락한 양파 가격…풍작의 역습

24일 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양파 도매가격은 수확철인 5~6월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22일 기준 양파(상품 기준) 1kg 도매가격은 411원이었다. 전날 가격은 399원으로 400원선마저 무너졌다.

이는 고질적이던 봄 가뭄이 올해 들어 해소되는 등 기상 여건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다. 농업관측본부는 올해 양파 생산량이 평년대비 15~17% 늘어난 129만8000~132만4000톤(t)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좋아진 날씨 덕분이다.

양파 풍작은 국내 최대 야채 도매 시장인 가락시장의 반입량으로도 확인된다. 지난 5월 기준 하루 평균 가락시장 양파 반입량은 1073t으로 전년(952t) 대비 13% 증가했다. 평년(955t) 대비로도 12% 많다.

양파 물량이 몰리면서 도매가격은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4월 kg 당 가격이 910원이었던 도매가격은 지난 5월 571원으로 급락했다. 한 달 사이 37% 떨어진 가격이다. 이달 들어 양파 가격은 더 떨어져 kg 당 400원 선이 됐다. 6월 평년 도매가격(800원대)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물류센터 등 창고에 양파 입고가 늦어진 점도 양파 가격 하락을 불러왔다.

보통 양파는 5월에서 6월 사이 수확해 1년 정도 보관하면서 시장에 푼다. 그러나 올해는 창고업자들이 양파 입고를 미루면서 양파 가격 하락 폭이 더 커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양파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가격 하락을 예상한 창고업자들이 양파 입고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면서 “양파 가격이 싸질수록 보관비용 또한 떨어지는 맥락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패가 쉬운 양파의 특성상, 창고에 못 들어간 양파는 도매 시장에 몰릴 수밖에 없다.

양파 소비 촉진 나선 유통업계

유통업계는 각종 할인 행사와 캠페인으로 양파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양파 할인 행사를 한다. 이마트는 3980원에 판매하던 양파(1kg) 가격을 6월 들어 2980원으로 낮췄다. 27일에는 2480원으로 한 번 더 낮출 예정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슈퍼마켓은 전남 고창 지역 10개 농가의 양파 300t을 매입해 기존 정상가 대비 50% 할인 판매했다. 양파가 쌀 때 사전 구매해 비용을 줄이면서 농가까지 돕는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이다.

현대백화점은 소비자 대상 판매촉진 행사를 시작했다.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수도권 7개 점포 식품관에서 ‘양파·감자 무한 담기’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에 참여한 소비자는 최대 50%까지 싸게 살 수 있다.

각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중앙회 지역 본부도 양파 판촉행사를 하고 있다. 이중 농협중앙회 울산지역본부는 24일 낮 12시 30분부터 농협본부 앞에서 ‘양파 무료나눔 행사’(800g짜리 양파 1망씩, 총 810kg)를 펼쳤다..

(울산=뉴시스) 24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농협본부 앞에서 열린 양파 소비 촉진을 위한 양파 무료 나눔행사에서 문병용 농협울산본부장, 남묘현 농협은행 울산영업본부장과 직원 등이 시민들에게 울산에서 재배된 양파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급식업계도 양파 소비 촉진에 나섰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그린푸드는 양파 100t을 추가 구입해 식재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워홈은 올해 양파 구매량을 전년대비 20% 늘렸다. 아워홈 관계자는 “양파 가격이 낮아진 만큼 레시피에 양파 함유를 늘렸다”고 말했다.

백종원 대표는 양파 농가를 응원하는 유튜브 콘텐츠까지 만들어 공개했다. ‘양파 농가를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양파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였다. 백 대표의 콘텐츠는 업로드 하루 만에 10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나타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유튜브. 백 대표가 직접 양파 요리 레시피를 선보이고 있다. (유튜브 캡처)
김원태 농업관측본부 양념채소 팀장은 “과거에도 정부와 유통업계가 나서 농산물 소비 촉진을 하면 어느 정도 소비 진작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향후 양파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양파 수확과 보관이 끝난 하반기부터는 원래 가격을 찾아가지 않을까 예상해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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