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돋보기]대웅·한올 손잡고 개발하는 안구건조증 신약 ‘HL036’

항궤양제 더불어 임상 3상 파이프라인 추가
2016년부터 공동개발…美 11개 기관서 630명 대상 임상
안약 형태로 점안 투여 가능한 개량 바이오신약
안구건조증 시장 규모 2027년 7조원 전망
  • 등록 2019-03-16 오전 6:00:00

    수정 2019-03-16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대웅제약(069620)한올바이오파마(009420)는 지난 2016년부터 안구건조증 바이오신약 ‘HL036’을 공동 개발하고 있습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분비 과정에 관여하는 조직에 염증이 생겨 눈물이 부족해지거나 눈 표면에 손상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안구건조증 환자는 2013년 212만4150명에서 2017년 231만2309명으로 8.9% 늘었습니다. 연평균 2.1%씩 꾸준히 증가한 수치입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안구건조증 시장 규모는 2015년 1300억원 수준에서 2018년 2000억원 규모로 증가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3억명 가량이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으며 2017년 시장 규모가 4조원을 돌파한 후 2027년 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세먼지 기승에 고통받는 눈…치료는 17% 그쳐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안구의 건조감, 이물감, 작열감, 흐려보임 등 여러 불편한 증상들을 호소합니다. 또 안구통증과 함께 시력저하나 각막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인공누액을 점안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이지만 이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고 부족한 눈물을 임시로 보충해주는 역할만을 합니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기존 안구건조증 환자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건조해진 눈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단 2개뿐입니다. 전 세계 3억명에 달하는 환자 중 17%만이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로 치료제의 종류와 의료수요, 치료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입니다.

◇안약 형태로 투여하는 개량 바이오신약

이 같은 상황에서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HL036이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HL036은 전 세계적으로 26조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항체의약품인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억제제의 일종입니다. 다양한 염증성 질환을 일으키는 TNF-α가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억제해 항염증 효과를 보입니다.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리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휴미라’와 셀트리온이 만든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 등이 이와 같은 TNF-α 억제제에 속합니다.

HL036은 이 TNF-α를 개량해서 기존 성분보다 높은 조직분포율과 증가한 안정성 및 활성을 보이도록 개발한 약입니다. 기존 약물을 눈에만 국소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 안약 형태의 점안 투여로 염증을 치료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HL036은 최적의 분자크기와 탁월한 조직분포 및 잔류 능력을 갖췄으며, TNF-α 중화능력을 260배 높여 점안액으로 사용했을 때 안구건조증은 물론 황반변성, 포도막염 등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美 임상 3상 돌입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HL036의 임상 3상(임상명 VELOS)을 미국 임상정보 사이트 크리니컬트라이얼에 등록 완료하고 지난 10일부터 첫 투약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임상은 미국 내 약 11개 지역에서 안구건조증 환자 630명을 두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위약(가짜약) 대비 HL036의 효능·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HL036은 지난해 15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건조한 환경에 노출되기 전후 객관적인 안구건조증 징후와 주관적 증상에서 모두 위약 대비 빠르게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또 1일 2회 8주 투약으로 빠른 약효 발현을 입증했으며 특별한 부작용 없이 높은 안전성을 인정 받았습니다.

임상 2상 결과는 지난해 10월 미국안과학회(OIS)에서 발표했고, 다음 달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안과 및 시기능학회(ARVO) 2019에서 발표 및 논문을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HL036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대웅제약과 한올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바이오신약 프로젝트 1호”라며 “그동안 환자들이 제한적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선택지를 넓히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해 6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HL036의 국제일반명칭(INN)을 승인했습니다. INN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신약개발 회사만이 가질 수 있는 것으로 HL036의 INN은 ‘탄파너셉트’입니다. 이는 이 신약 후보물질 타깃인 TNF를 연상하게 하는 이름입니다.

HL036 개발 과정(자료=대웅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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