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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블록체인 상에서 구동되는 어플리케이션을 뜻하는 분산화 앱(디앱·Dapp)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메인넷과 결합될 때 하나의 서비스로서 작동하게 된다.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앱이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에서 실행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메인넷과 디앱은 서로 분리돼 있지만 하나로 작동한다고 할 수 있다. 메인넷이 없으면 디앱은 실제 사용자들이 활용할 수 없고, 메인넷이 있어도 디앱이 없으면 그 메인넷은 일반인들이 활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이 때문에 디앱 업체들은 강력한 메인넷을 찾게 되고, 메인넷 업체들은 똘똘한 디앱 업체를 찾는데 열을 올리게 된다.
11년 기술개발 주력…디앱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형 `다프 체인`
흔히 1세대로 불리는 비트코인과 2세대인 이더리움이 대표적인 메인넷이고 이들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자 등장한 플랫폼이 소위 3세대, 심지어 4세대를 표방하는 메인넷들이다. 이오스(EOS), 네오(NEO) 등 해외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아이콘(ICON), 하이콘(HYCON), 보스코인(BOSCOIN) 등 국내 프로젝트들이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입주기업인 데이터젠(옛 한국미디어정보기술)도 올 4월 다프 체인(DAP Chain)을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 들었다.
임선묵 데이터젠 대표는 “다프 체인은 2개 이상의 블록체인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체인”이라며 “메인넷은 탈중앙화 돼 있지만 디앱은 중앙화 요소가 섞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이 생성된 이후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과정이 다중으로 이뤄지지 않는 만큼 데이터베이스(DB)를 연결하는 알고리즘이 들어간다”며 “이런 블록체인들이 어떻게 네트워크에 최적화 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젠이 더욱 주목받는 건 지난 11년간 기술 개발에만 집중해 온 전문성 때문이다. 그리드 딜리버리(Grid Delivery·네트워크 접속자 컴퓨터 간에 데이터를 주고 받게 함으로써 컨텐츠를 다수 이용자가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 고화질 동영상 솔루션을 시작으로 스마트 홈 네트워크 솔루션,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 등 많은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카이스트 Auto-id lab과 공동으로 AI 기반의 질병예측·안구진단 솔루션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국무총리표창, 중소기업청장표창, 대전광역시장표창, 기술보증기금 표창, 중소기업진흥공단 표창, 카이스트 최우수기업 표창 등을 잇달아 수상했다.
`젠뉴스` 출시…커머스·헬스케어·금융·게임 등 `디앱 군단` 구축
기사는 당연히 언론사의 가장 큰 자산이지만 다프 체인 내에서는 특정 기사를 골라 읽는 독자의 구독성향 역시 자산이 된다. 다프 체인은 구독성향을 분석해 독자 개개인에 맞는 기사를 맞춤 배달한다. 이 과정에서 기사를 쓴 기자와 해당 언론사, 독자 모두에게 보상이 돌아가고 다시 해당 보상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갖추게 된다.
뉴스에서 출발한 디앱 서비스는 앞으로 전자상거래(커머스), 헬스케어는 물론 금융분야까지 확장될 계획이다. 임 대표는 “국내에서 디앱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협력 업체를 이달말까지 1차로 10곳 이상으로 늘려 얼라이언스 동맹을 맺고 대규모 밋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언할 계획”이라며 “나중에는 본사를 미국 실리콘밸리로 옮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쪽에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글로핀과 이미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상태이고 게임분야에서도 해외 온라인 포커 게임업체와 협의를 통해 합법적인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데이터젠은 이들 디앱 서비스를 단순 제휴사 차원이 아닌 생태계 파트너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임 대표 역시 “이들과 하나의 `디앱 군단`을 만들겠다”고 공언한다. 그는 “디앱 서비스 파트너들과 함께 홍보하고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며 서비스가 실제로 이뤄질 때까지 모든 기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궁극적으로는 자체적인 보상이 이뤄지는 여러 디앱들을 다양하게 모아 디앱 공유 포털을 출범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르면 내년쯤에 이같은 블록체인 공유 포털을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네이버나 다음이 이미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했지만 이런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포기하지 못한다”며 “우리는 데이터 활용의 대가를 공유함으로써 이들과 차별되는 또다른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