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조망 뉴타운의 힘···동작구 아파트값, 시장 침체속 상승 행진

재건축 규제에 재개발 반사이익
반포·여의도 등 부촌과 닿아 있어
제2 강남권 편입 가능성 기대
강남4구 집값 7주째 떨어지는데
3.3㎡당 가격 영등포구도 제쳐
  • 등록 2018-05-28 오전 6:13:00

    수정 2018-05-28 오전 6:13:00

서울 동작구 일대 주택 밀집지역 전경. 서울연구원 제공.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서울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준강남’으로 불리는 동작구 아파트값 상승세는 거침없다. 흑석뉴타운과 노량진뉴타운 개발로 주거 환경이 정비되면서 강남 못지 않는 부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동작구가 입지면에서 서초구 반포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부촌과 맞닿아 있는데다 한강을 끼고 있다는 점도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올 하반기에 흑석뉴타운에서 ‘아크로 리버하임’과 ‘롯데캐슬 에듀포레’ 아파트가 나란히 입주할 예정이어서 동작구 일대 집값을 한차례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입지적 장점에도 뉴타운 개발로 집값 쑥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동작구 아파트값은 전주에 비해 0.12% 올랐다. 지난해 9월 25일 이후 34주 연속 상승세다. 최근 한 달 동안에만 0.38% 올랐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값이 7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동작구 주택 매매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3.3㎡당 아파트값도 영등포구를 제쳤다.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동작구의 3.3㎥당 아파트값은 평균 2089만7500원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12번째로 높다. 작년 6월만 해도 영등포구에 밀려 13위였지만 한 계단 올라선 것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처럼 동작구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좋은 입지에 잇단 개발 호재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동작구는 동쪽으로는 반포동과 맞닿아 있고, 서쪽으로는 여의도에 접해 있다. 한강을 넘어 용산구 이촌동과 마주 보고 있다. 이른바 전통 부촌들이 동작구를 삼면으로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동작구는 또 서울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 서울 시내 어디든 이동하기가 수월한 것이다.

입지적 장점과 함께 최근 탄력이 붙고 있는 흑석·노량진뉴타운 개발사업도 동작구 집값을 끌어올리는 한몫한다는 분석이 많다. 흑석뉴타운 4·5·6구역은 입주를 모두 마쳤고, 7구역과 8구역은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흑석 9구역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고 3구역은 이주를 마치고 착공을 앞두고 있다. 노량진뉴타운도 올 들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8개 구역이 모두 조합 설립을 마치고 시공사 선정 등에 나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동작구는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키워드를 모두 갖추고 있다”며 “한강과 가깝고, 재건축 규제 강화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재개발 지역이 많고, 강남과 같은 부촌으로 접근하기 쉽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서울에서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분양권 웃돈 4억 넘어… “매물 귀해 가격 더 뛸 듯”

동작구 아파트값 상승세는 흑석뉴타운이 이끌고 있다. 2005년 서울시 3차 뉴타운 지구로 지정된 흑석뉴타운은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곳으로 재개발시장에서 대장주로 꼽힌다. 이곳에서는 오는 11월 아파트 2개 단지가 동시에 입주한다. 이미 분양권에 프리미엄(웃돈)이 3억~4억원 붙은 상태다.

흑석뉴타운 7구역에 들어서는 아크로 리버하임 전용면적 59㎡짜리 입주권은 지난달 11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에는 전용 84㎡짜리 분양권이 12억6990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 분양가가 최고 8억49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도자는 4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본 셈이다. 매물이 귀하다 보니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꾸준히 오르는 모습이다. 전용 84㎡ 분양권은 현재 13억~14억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흑석동 H공인 관계자는 “아크로 리버하임 아파트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역세권 단지(지하철 9호선 흑석역)인 만큼 입주 전인데도 이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로 이미 자리매한 상태”라고 말했다.

흑석뉴타운 8구역에 들어서는 롯데캐슬 에듀포레도 전용 84㎡ 입주권이 지난달 1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역시 분양가 대비 4억원 정도 웃돈이 붙어 팔린 것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동작구는 서초구와 맞닿아 있지만 그동안 강남4구에 밀려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며 “그러나 정비사업이 진행될수록 동작구의 입지의 가치는 더욱 조명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동작구 아파트값이 주변 지역과 동떨어진 채 앞으로도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동작구는 자생적으로는 흑석뉴타운과 노량진뉴타운 개발에 따른 주거 환경 개선 기대감이 높지만 인근 지역 영향력도 생각보다 크다”며 “동작구 일대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려면 강남이나 여의도, 용산 등 인접 지역 집값도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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