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구부터 심상치 않다. 먼지 묻은 신발은 출입금지다. 실내화로 갈아신어야 출입이 가능하다.
|
한양숙 조리원실장은 “면역력이 약한 산모와 아이를 위해 남편을 제외한 외부인 출입은 아예 금지하고 있다”며 “남편도 새옷으로 갈아입어야 출입이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시설은 강남급 가격은 반값
해남 공공산후조리원은 496㎡(150평) 넓이에 산후조리실 10개소와 신생아실 2개소, 수유실 등을 갖추고 있다. 개인 화장실을 포함해 산모 한명당 18㎡(5.5평)이다.
산부인과 의사와 소아과 의사, 조산사자격증 등을 보유한 베테랑 관리실장, 산모별 전문 식단을 짜는 영양사,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11명이 산모 10명과 아이 10명을 돌본다. 간호사는 4명이 3교대로 근무한다. 신생아 5명당 간호사 1명이다.
신생아실은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상태가 불안정한 신생아는 감염에 취약해 1룸에서 관찰 후 치료가 완료되면 2룸으로 옮겨서 함께 돌본다.
산후조리원과 연결된 아래층 프로그램실에는 편백사우나기, 샌드베드, 경혈마사지기 등이 비치돼 있다. 무료다. 일주일에 한번씩 피부관리사가 방문해 무료로 피부관리 서비스도 해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산후조리원의 평균 이용요금은 2주 기준으로 일반실 약 228만원, 특실 약 298만원이다. 산모 마사지와 임신부 요가, 좌욕 서비스 등 산후조리원이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가 더해지면 요금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해남 공공산후조리원 이용료는 2주에 154만원이다. 셋째아이 출산, 국민기초 수급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미혼모, 다문화가족, 북한이탈주민 등은 70% 할인한다. 46만 2000원이다. 나머지 비용은 전라남도와 해남군이 반반씩 나눠 부담한다.
|
청결한 시설관리와 부담 없는 서비스는 산모들에게 인기다.
지난 6월까지 이곳을 다녀간 산모만 210명에 이른다. 매달 10여명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넷째아이를 출산하고 3일을 대기하다 산후조리원에 들어온 박연희(33)씨는 “일반 산후조리원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이곳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철두철미한 위생관리에 가족 모두 놀랐다”고 말했다.
남편 고향으로 내려와 둘째를 낳은 이다혜(27)씨도 “다른 산후조리원의 서비스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원과 연계해 찾아오는 어린이보험이나 손발동판, 백일사진 등 물품 관련 방문 판매가 전혀 없다는 점도 산모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공공산후조리원을 유치한 김동국 해남병원장은 “병원의 업무 특성상 여직원들이 많은데, 그동안 직원들이 아이를 낳을 때 목포나 광주로 갔다. 우리병원에도 산부인과 있고 분만실이 있지만, 결국은 산후조리원 때문에 멀리까지 출산을 하러 가곤 했다”며 “병원 내에 산후조리원이 생긴 후 지역주민도 많이 이용하지만 병원 직원들도 이용하게 돼 여러가지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특식으로 잉어탕도 서비스 하는 등 지출을 아끼지 않은 탓에 지금은 운영할수록 적자이지만 만족도가 높아 앞으로도 이같은 서비스를 유지할 계획이다. 더 많은 공공산후조리원이 생겨 산모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