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에 갈 것도 아닌데, 웬 클러치?'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요즘 추세는 '백-인-백(Bag-in-bag·백 안에 백을 넣는 스타일)'. 실용적인 일상의 패션으로 즐길 수 있다. 바나나 리퍼블릭 이혜정 상품팀장은 "직장여성이라면, 서류가 들어가는 넉넉한 크기의 토트백이나 숄더백 안에 클러치를 넣고 출근한 뒤 점심시간에 휴대폰·지갑·립스틱 등 간단한 소지품만 클러치에 넣고 나가라"고 조언한다. '이브닝백'의 운명을 '런치타임(lunchtime)백'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말씀.
공사다망한 주부에게도 클러치가 '그림의 떡'만은 아니다. 클러치에 실용성을 불어넣을 아이템으로 에코백을 활용하면 된다. 학부모회나 친구들과의 모임에 갈 때 백화점에서 판촉용으로 받은 얇은 에코백을 돌돌 말아 클러치에 넣었다가, 모임이 끝나면 에코백을 펼쳐들고 마트에 가 우아하게 장을 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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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의 경계가 확장되는 것도 희소식. 트렌드연구소 인터패션플래닝 박세은 연구원은 "요즘은 토트백 사이즈의 가방을 클러치백처럼 구겨서 들기도 하고, 숄더백의 끈을 뺀 뒤 입구를 접어 클러치백으로 바꾸는 등 '트랜스포머형 클러치'가 많이 나왔다"고 했다.
국산 브랜드인 '바이커 스탈렛'의 채지연 실장은 "컬러 코디를 적당히 활용하면 클러치를 세련되게 들 수 있다"고 한다. 클러치의 지퍼나 장식과 귀고리·목걸이 등 다른 액세서리의 색깔을 맞추는 방법이다. 예컨대 클러치 지퍼가 금색이라면 신발이나 귀고리, 반지 등을 금색 톤으로 통일해주는 게 좋다.
또 하나. 옷도 자신의 사이즈가 있듯 작은 클러치백에도 자신의 사이즈가 있다. '잇걸'의 저자 이선배씨는 "클러치를 손에 쥐고 전신 거울에 비춰보고 키나 몸집에 비해 너무 무거워 보이거나 초라해 보이지 않는 적당한 크기를 고르라"고 충고한다.
모양도 크기도 가지가지… 취향 따라 골라보자!
② 나무 손잡이가 시원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바나나 리퍼블릭·12만9000원).
③ 봉투를 변형시킨 뚜껑을 한 엔벌로프백(바이커 스탈렛·16만8000원).
④ 딱딱한 통을 악어가죽으로 감싼 미노디에르 스타일(MCM 골드라인·가격 미정).
⑤ 자개를 포인트로 단 클러치(바이커 스탈렛·23만5000원).
⑥ 사이즈가 크고 끈을 탈부착할 수 있어 실용적인 형태(코치·54만원).
바게트백…보스턴백… 물 건너온 가방들, 이름도 어려워
"토트백이야? 토드백이야?" 핸드백 자체가 서양에서 건너온 물건이다 보니 용어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게다가 요즘은 퓨전 스타일이 많다 보니 종류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자주 쓰는 핸드백의 개념을 알아봤다.
●토트백
쇼핑백처럼 위가 트여 있고 손잡이 두 개가 달려 있어 손에 들고 다니는 가방. 토트(tote)는 17세기 '나르다(carry)'라는 의미로 쓰였던 영어단어. 토트백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프라다. 1985년 내놓은 실용적인 나일론 소재 토트백이 히트를 치며 오늘날 프라다의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보스턴백
바닥은 직사각형이고 위는 둥그스름하며 가운데가 불룩하게 나온 손가방. 보스턴 지역의 대학생들이 책가방으로 즐겨 들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 새철(satchel)백이라고도 한다. 클래식은 루이비통의 '스피디백'이다.
●바게트백
●메신저백
덮개와 긴 끈이 있는 형태. 1860년경 미국의 우편회사 '포니익스프레스' 우편배달부 등이 썼던 가방에서 유래했다. 현대적인 형태의 시초는 1980년대 초 '맨하탄 포티지'에서 만든 '드 마티니(De Martini)'백으로 알려져 있다.
●호보백
아랫부분이 축 처진 반달 모양 가방. 호보(hobo)는 개척시대 부랑자를 가리키는 말. 이들은 짐 꾸러미를 꼬챙이에 꽂아 어깨에 얹고 다녔는데, 그 처진 짐 꾸러미의 형태와 닮았다고 해서 호보백이란 말이 생겨났다. 할리우드 올슨 자매, 시에나 밀러 같은 '보호-시크(Boho-chic·보헤미안 시크)' 주자들이 애용.
●드로스트링(drawstring)백
일명 '복주머니백'. 끈을 잡아당겨 묶을 수 있는 형태의 가방. 올 시즌 프라다·샤넬 등에서 대표 상품으로 선보인 스타일이다. 근래 들어 가장 반응이 뜨거운 드로스트링백은'불가(Bulga)'의 '버터플라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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