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송파 노른자위 거래시장도 ''엉금엉금''

내달부터 대단지 잇따라 입주 경기 침체 여파 눈치만 살펴
새 아파트도 싼 매물 쏟아져 주변 집값 시세 하락 부추겨
  • 등록 2008-07-22 오전 8:27:40

    수정 2008-07-22 오전 8:27:40

[조선일보 제공] 다음달부터 경기도 과천시와 서울 송파구 등 인기 지역에서 단지 규모가 3000가구를 넘는 대단지가 잇따라 입주한다. 대부분 노른자위 땅인 데다 시공도 대림산업,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맡아 좋은 평가를 받는 단지들이다.

하지만 최근 소비 심리 위축과 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 거래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어 이들 단지는 물론 인근 아파트 시세도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매머드급 대단지 봇물=경기도 과천시에서는 다음달 중순 3143가구 규모의 '슈르 래미안' 아파트가 입주한다. 기존 과천 주공 3단지를 재건축해 85~165㎡까지 다양한 평면으로 구성한 단지이다. 인근에 녹지가 풍부한 데다 지하철 4호선 정부종합청사역도 가까이에 있는 등 입지 여건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동안 조합원 간 평형 배정 문제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을 벌였는데, 최근 갈등이 봉합돼 8월 입주를 시작한다.

지난 17일에는 단일 아파트 단지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6864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파크리오'가 송파구 신천동에서 완공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강변 조망권을 최대한 살리고 단지 내 900m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차별화된 단지 설계에 힘썼다"고 말했다. 인근 송파구 잠실동에서는 잠실 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리센츠(5563가구)와 1단지를 재건축한 엘스(5678가구)가 각각 이달과 9월에 입주한다. 연말에는 서울 서초구에서도 3410가구 규모의 'GS반포자이' 아파트가 입주민을 맞는다. GS건설측은 "서초구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거의 나오지 않았던 대단지"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입주 여파로 시세는 출렁=입주가 임박했지만 대부분 단지에서 시세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와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잠실주공 5단지, 둔촌주공, 장미, 우성 등 송파구 일대 아파트들은 엘스, 리센츠 등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올 들어 아파트 규모별로 5000만원에서 1억원가량 빠졌다.

새 아파트도 약세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엘스의 경우, 최근 109㎡(33평형) 기준 8억4000만원짜리 매물이 다시 나오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슈르래미안 역시 109㎡ 기준으로 7억9000만원에까지 거래됐다. 올 한때 8억3000만원까지 거래가 됐던 아파트였다. 송파구 M공인 관계자는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약세를 보이던 집값이 잠시 회복되나 싶더니, 경기 침체로 다시 하강국면을 탈 조짐"이라고 말했다.

전셋값 역시 마찬가지. 특히 서울 잠실에서 작년 말부터 약 2만5000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하는 바람에 다소 거리가 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의 아파트 전셋값까지 하락세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같은 생활권 내에 있는 주민들이 새 아파트를 찾아 전세를 옮기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CLK 장영호 사장은 "물가 급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주택 대출 금리 인상, 재산세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대기 수요자들의 새 집 구입 결정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팀장도 "최근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거래됐다고는 하나 경기가 풀릴 때까지 대규모 입주 단지 안팎에서의 시세 약세 현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그러나 "올 하반기 입주하는 대단지 아파트들은 기반 시설과 입지 여건이 좋은 만큼,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이 오히려 구입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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