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측, 3억원 주기로 하고 조폭 동원"

경찰 “정황 확보”… 혐의사실에 추가 가능성
범서방파 등 3개 라인 조폭 15명 가담한 듯
  • 등록 2007-05-10 오전 8:17:20

    수정 2007-05-10 오전 8:17:20

[조선일보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이번 사건에 조직폭력배가 가담했는지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일단 경찰은 조폭과 관련된 내용을 영장에서 제외했지만, 향후 구체적인 진상이 밝혀질 경우 혐의사실을 추가할 방침이다.

◆“적어도 3개 라인 동원”=경찰은 3월 8일 사건 당일 적어도 3개의 조폭 라인이 동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폭행현장 3곳 중 2곳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 사람은 맘보파 두목이자 범서방파 행동대장 출신인 오모(54)씨다. 오씨는 지난달 27일 캐나다로 도피 출국했다.

경찰은 또 권투선수 출신인 장모씨가 김 회장의 지시를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잠적한 장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장씨는 오씨와는 별도로 자신의 조직원을 범행현장으로 불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장씨의 지시를 받은 조직원인 윤모씨가 청담동과 청계산, 북창동 등 3곳에 동행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윤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밖에 북창동을 지키는 S파와 K파 등도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현장에서 폭력배 15명 이상의 휴대폰 통화내역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오모씨에 3억원 제의”=해외로 달아난 오씨가 폭행에 가담한 대가로 한화측으로부터 3억원을 제의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씨는 지난달 25일 조폭 두목 출신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직원들을 동원한 대가로 한화로부터 3억원을 받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3억원 제의 역시 김 회장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실제 오씨가 돈을 받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오씨는 평소 한화측 인사들과 골프를 치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화측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이를 부인했다. 경찰은 오씨의 부하로 알려진 조폭 조직원 김모씨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누가 조폭을 불렀나?=경찰은 과연 누가 폭행 현장에 조폭을 동원했는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오씨는 사건 직전 20대 청년 5~6명에게 연락한 사실이 포착됐다. 만약 김 회장 등 한화측이 조폭 동원을 요청하면서 금전적인 대가를 제공했다면, 죄목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5조(범죄단체 등 이용·지원)가 추가로 적용된다. 법정형만 최소 징역 3년인데다 다른 혐의가 추가되면 최고 50% 이상 가중처벌된다.

하지만 경찰이 빠른 시일 안에 조폭과 관련한 혐의를 밝혀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피해자인 술집 종업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오모씨를 못 봤다”고 부인하는데다, 오씨의 부하이자 폭행현장에 있었던 또다른 조직원 이모씨에 대해서도 “보지 못했다”고 부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종업원들이 보복을 두려워해 조폭 관련 진술을 꺼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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