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1·11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번 대책의 파장은 2003년 ‘10·29대책’이나 2005년 ‘8·31대책’ 못지않을 것 같다. 시장을 주도해온 재건축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은 데다 담보대출의 1인 1건 제한 등 초강도의 돈줄 죄기 정책까지 등장했다.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선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싼 매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투자심리가 급속 냉각돼 아파트값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은 일단 관망하는 것이 좋다. 값이 어느 정도 하락했을 때 선별 구입하는 게 안전해 보인다. 관심 대상을 급매물로 압축해야 한다. 급매물을 사면 나중에 값이 떨어지더라도 손해를 덜 보기 때문이다. 다만 급매물은 시세보다 10~20% 정도는 싸야 한다.
문제는 이 정도의 싼 매물이 기대만큼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기 수요층이 두꺼운 인기지역 아파트일수록 더욱 그렇다. 때문에 원하는 지역이나 아파트의 대상을 한두 곳으로 한정하기보다는 여러 곳으로 넓히는 것이 좋다. 붕어 낚시하듯 한 곳에 머물지 말고 곳곳에 그물을 쳐놓는 방식이 좋다는 얘기다. 대상을 넓게 하면 그만큼 싼 매물을 쉽게 잡을 수 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파격적 수준’의 싼 매물도 간혹 나온다. 해외로 이민을 가거나 급전이 필요해 서둘러 처분하려는 매물이 이런 부류다. 15일부터 투기지역에서 2건 이상 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은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부터 1년 이내에 1건을 제외한 나머지 대출은 상환해야 해 자금난에 따른 급매물이 늘 것으로 보인다.
급매물을 잡기 위해선 원하는 지역의 가격 동향을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시세 흐름에 둔감하면 급매물여부조차 판단하기가 어렵다. 급매물을 고르더라도 악재가 겹친 저층 재건축단지는 피해야 할 것 같다. 실거주 수요가 많은 일반 아파트를 잡는 게 좋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지도 챙겨야 할 대목이다. 급매물은 자금이 급히 필요해 처분하는 것인 만큼 잔금 지급시기를 앞당겨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대출 옥죄기가 심해지고 있으므로 계약 전 은행을 찾아 대출 가능 금액을 체크하는 일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