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분석)느슨한 시장살리기와 치열한 정치공방

  • 등록 2001-01-04 오전 9:07:53

    수정 2001-01-04 오전 9:07:53

정부가 새해 벽두부터 강조한 시장살리기가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로 일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당정이 연기금 주식투자 한도를 대폭 확대한다는 소식이 4일자 조간 1면에 비중있게 실렸다. 연기금이 최대 30%까지 주식투자에 나설 경우 수급불균형에 처한 증시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증시부양책은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시장살리기는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정국은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늘 열릴 김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간의 여야 영수회담은 민주당 의원의 당적이적을 둘러싸고 열띤 공방이 예상된다고 조간들은 전망했다. 전날 한국일보 보도로 불거진 안기부 자금의 신한국당 총선유입 기사도 안기부 전 차장 전격 연행 등의 소식과 함께 전 조간으로 확대되며 정치권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현대투신 문제는 별다른 진척이 없는 가운데 외자유치 실패 후 정부가 검토중인 공동출자 등의 방안이 보도되며 폭발력을 지닌 잠재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환율도 연일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는 득보다는 실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동아는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가 증시에는 호재지만 잘못 운용해 손실을 볼 경우 가입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썼다. 국민일보는 집권당이 야당이 밀리고 김대통령의 여러 치적이 외면받는 이유가 증시폭락이라는 민주당의 진단이 증시부양책 마련을 서두르게 된 계기라고 해석했다. 경향은 사설에서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방안이 인기영합주의로 흐르는 것 같다면서 구조조정 이행과 증시 불공정행위 근절 등 투자여건이 갖춰진뒤 투자한도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움직임과 정부개입 사이에서 큰 요동을 친 환율소식도 주요기사로 다뤄졌다. 서울경제는 환율이 하루에 23원이나 움직이며 널뛰기를 했다고 썼다.동아는 정부개입으로 급등세가 주춤했지만 나스닥지수에 따라 요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1250~1300원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겨레와 대한매일은 일본과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기침체 기조가 동아시아 통화 동반약세를 부르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환율상승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국민생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한국일보는 2단계 외환자유화 시행으로 달러화매매와 보유에 대한 장벽이 무너져 개인들까지 환투기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투신 문제는 외자유치 실패후의 대안에 초점이 맞춰졌다.다수 조간들은 외자유치 실패에 대비, 정부가 AIG와 공동출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금고의 예금인출 사태가 재연될 경우 은행과 맺은 크레디트 라인에 따라 5000만원까지 은행이 대지급해주는 방안이 도입된다는 기사도 빠짐없이 실렸다. 일부는 현대, 한일 등 부실생보사 처리를 둘러싸고 금융지주회사에 편입하자는 금감위 주장과 대한생명에 넘기자는 재경부 방침이 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산업은행이 회생가능 기업의 만기도래 회사채 80%를 인수, 살릴 기업은 확실히 살린다는 정부방침에 대해 시장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기업부실을 또 혈세로 막겠다는 발상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건교부가 수도권 북부와 대전 등 전국 5곳에 대규모 택지를 조성키로 했다는 소식과 개인용 PC 해킹피해 급증, 한통이 전화가입자 정보를 텔레마케팅업체로 유출했다는 기사 등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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