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밀려드는 상담’과 ‘제한된 인력’ 사이에서 고민하던 국세청이 인공지능(AI)상담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고도화에 나선다.
10일 국세청은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 도입한 AI 상담서비스를 다른 세금 상담에도 확대·적용하기 위해 ‘AI업무혁신TF’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TF는 모두 12명으로 구성되며, TF장은 4급 과장급이 맡는다. TF는 △AI시스템 및 기술지원 △부가·소득 △원천·법인·자산 등 3개 분야로 나눠 구성할 예정이다.
| 김국현 국세청 정보화관리관이 지난달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AI국세상담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사진 = 국세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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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AI 전담 TF까지 구축한 것은 지난 5월 종소세 신고에서 AI상담사의 힘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AI 국세상담을 활용한 국세청은 종소세 신고 기간 통화 성공률을 전년도 26%에서 98%로 62%포인트나 끌어올렸고, 상담 서비스도 전년 대비 2.6배 늘어난 142만건을 제공했다. 142만건 중 74%에 해당하는 106만건은 AI 상담사가 처리했다. 단순문의는 AI상담사가, 복잡하거나 추가로 궁금한 사항은 직원이 상담하도록 효율화해 상담서비스 제공 건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국세청 관계자는 “빅데이터센터의 AI 상담 개발업무를 주도한 우수인력을 우선 배치해 업무 연속성을 유지할 예정”이라며 “신속한 업무 추진을 위해 임시조직으로 우선 신설하고 향후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총액인건비팀으로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적인 국세청이 AI상담을 정부기관 최초로 도입한 데는 김창기 국세청장의 의지가 컸다. 2022년 취임 때부터 AI 도입을 강조해온 김 청장은 올초 전국 국세청 간부들이 모인 관서장 회의에서도 “AI 검색기능 및 AI 상담원 등 AI 기술을 본격 도입해 AI 홈택스로의 첫 걸음을 내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월 업무계획 브리핑 때는 “납세자분들이 제일 불만이 큰 것이 상담센터다. 국세청 상담직원과 전화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이야기도 있다”며 “상담인력을 무한정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해결할 방법은 결국은 AI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청장은 종소세 AI상담 도입에 앞서 지난 4월에 열린 내부 시연회에도 직접 참석해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 특별승진한 김경민(왼쪽 두번째), 이영신(왼쪽 세번째) 조사관이 10일 김창기 국세청장(맨왼쪽)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 국세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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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세청은 AI상담 시스템 개발에 공로가 큰 김경민·이영신 조사관이 7급에서 6급으로 특별승진하는 인사도 실시했다. 국세청이 업무 공로자를 특별승진한 것은 2007년 종합부동산(종부세) 도입 공로자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그만큼 AI상담 도입 및 성공을 중요하게 평가했다는 얘기다.
특별승진한 김 조사관은 삼성전자 연구소에서 12년간 근무한 소프트웨어 개발전문가로 2019년 민간경력직 특채로 국세청에 입사했다. AI국세상담 기술지원 업무를 총괄했다. 또 이 조사관은 2008년 국세청에 9급 공채로 입사해 2022년 빅데이터 센터로 전입했다. 200만건이 넘는 상담자료와 예규·판례 등을 AI상담사에게 학습시켰다. 특별승진으로 두 조사관은 통상 승진 근속연수(본청 근무 기준)보다 1~2년 일찍 6급을 달게 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매우 드문 특별승진는 인사권자인 청장의 의지”라고 부연했다.
국세청은 AI상담 서비스를 고도화해 내년 1월 연말정산 상담 및 부가가치세 신고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나아가 일선 세무서에도 AI상담을 도입, AI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과 사람이 직접 상담해야 하는 부분을 이원화해 서비스의 질을 높일 예정이다. 국세청은 올해 AI국세상담을 시작으로 2년간 약 300억원을 AI국세행정에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