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승인에도 힘 못쓰는 비트코인…열흘새 15%↓

비트코인, ETF 승인 이후 10일새 15%↓
美 그레이스케일 GBTC 차익 실현 등 영향 풀이
긍정론과 부정론 동시에 나와
  • 등록 2024-01-21 오전 10:13:18

    수정 2024-01-21 오전 10:13:18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힙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10일새 큰 폭으로 감소했다. 차익실현 매물·기관 투자금 유입 지연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사진=코인마켓캡 갈무리)


21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11% 오른 4만1671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됐던 지난 11일(현지시간) 4만9000달러까지 급등한 이후 15%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대표격인 이더리움은 0.8% 감소한 2469달러에, 리플은 1.85% 증가한 0.55달러에 거래됐다.

문제의 근원지로 지목되는 곳은 미국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GBTC 상품이다. 현물 ETF 승인 이후 16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가서다. 그레이스케일은 지난 2013년부터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신탁 펀드를 운용해왔다. 미국 증권법에 따라 6개월 의무보유 기간을 거쳐 장외 거래소에서만 환매할 수 있었으나, ETF로 전환되자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선 것이다.

시장에서는 긍정론과 부정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투기성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며 가격 하락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측과 반감기 이후 고점을 경신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JP모건은 “GBTC에서 차익실현을 위해 추가로 15억달러가 비트코인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며 “이것이 향후 몇 주간 비트코인 가격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비트코인은 현재 분배(distribution) 단계에 있으며, 아직 리테일(개인 투자자)들에 완전히 배포되지 않았다”며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분배가 끝날 때까지 장기 강세장 사이클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케빈 스벤슨(Kevin Svenson) 가상자산 연구원은 “미국 증권시장의 S&P500 지수는 항상 비트코인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해왔다. 해당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넘어선 만큼 BTC도 이를 따를 것”이라며 “S&P500은 BTC의 두 번째 반감기 시점인 2016년에도 최고치를 경신했고, BTC는 7개월 뒤 이를 뒤쫓았다. 세 번째 반감기 시점인 2020년에도 BTC는 S&P500의 사상 최고치 경신 4개월 뒤 고점을 돌파했다. 오는 반감기에도 이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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