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수소경제 종합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누적 기준 수소차는 총 3만4258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2만9623대)보다 4635대 증가에 그친 수준으로 전년도 증가량(1만219대)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반 토막 난 상태다. 국내 수소차 등록대 수(누적 기준)는 2020년 1만906대에서 2021년 1만9404대, 2022년 2만9623대 등으로 한해 1만대 안팎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부터 성장폭이 대폭 꺾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수소차 시장 성장세가 더딘 것은 충전소 등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데 기인한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수소충전소는 274기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하면 수소차 125대 당 충전소가 1대뿐인 것이다. 이 같은 진입 장벽 탓에 완성차 업계에서도 쉽게 수소차 시장으로 뛰어들지 못했다. 현재 국내 승용 수소전기차는 2018년 처음 출시된 현대차의 넥쏘 뿐이다.
|
이처럼 수소차 사업이 전기차 등에 밀려 있던 상황에서 현대차가 최근 수소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화두로 꺼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참관한 뒤 “수소는 후대를 위해 준비해 놓는 것이 맞다”며 수소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수소의 생산·저장 및 운송·활용 등 모든 단계에서 기술개발을 통해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먼저 생산 단계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이나 음식물 등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바꾸는 자원순환형 솔루션을 개발하고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저장·운송 단계에서는 암모니아 형태로 액화수소보다 더 큰 규모의 수소를 저장해 운송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후대를 위한 것’이라는 표현과 같이 수소 생태계로의 본격적 전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가 내년 넥쏘 후속 모델을 출시하며 수소차 시장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지만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승용차 시장 수요 회복이 더딜 수 있다. 정부 역시 수소 승용차 보급 목표를 지난해 1만6000대에서 올해 6800대로 절반 이상 줄였다. 반면 수소버스 보급 목표는 같은 기간 700대에서 1720대로 약 2.5배 늘리는 등 상용차 중심 지원을 늘리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당장 수소 승용차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보다는 수소의 생산·이동·저장에 이르기까지 기술개발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 ‘수소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수소차 시장은 승용 모델보다는 트럭이나 버스 등 상용 모델에 초점을 맞춰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