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전날 상승폭을 반납할 전망이다. 미국 제조업 지표 부진 등으로 촉발된 달러화 약세 흐름에 따라 환율 하락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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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0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5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16.5원) 대비 7.4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2020년 5월(4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PMI는 전월(47.7)보다 하락한 46.3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는 47.5를 하회하는 수치다. PMI가 50보다 낮으면 제조업 업황이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제조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전망 비관론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피벗 기대가 동반 상승,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4%대 아래로 내렸다. 전일대비 약 6bp(1bp=0.01%포인트) 하락한 수준으로, 달러화도 덩달아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3일(현지시간) 오후 7시 102.06을 기록하며 약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추가 감산 소식도 달러 약세 분위기에 일조했다. 공급 감소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유가는 치솟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6.28% 오른 배럴당 80.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호주 달러는 유가 상승을 쫓아 1.5% 급등했고, 그외 캐나다 달러, 노르웨이 크로네 등 주요 원유통화도 상승하며 달러 약세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같은 달러화 약세를 쫓은 환율 하락이 예상된다. 전날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였던 역외 롱스탑(손절 매도)이 장 초반부터 하락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따른다. 또한 지난주 후반부터 물량 소화 규모를 늘리고 있는 수출업체 이월 네고물량(달러 매도)도 하락 재료로 꼽힌다.
다만 수입업체 결제수요(달러 매수)를 비롯한 저가매수 수요는 환율 하단을 지지할 전망이다. 4월은 배당 역송금 이슈가 화두로 부상하는 시기로 분석된다. 꾸준한 매수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수입업체에 더불어 하단을 경직시킬 새로운 수급 변수가 나타났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