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압도적인 기술력을 통한 차별화 전략으로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맞대응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LFP(리튬·인산·철)배터리 연구 개발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반격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2년새 中배터리 글로벌 시장 절반 웃돌아
16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CATL과 BYD 등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51.5%를 차지했다. 보조금 정책 중단으로 중국의 1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6.2%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나타낸 것이다.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총 7.6GWh로 전체 시장의 23.2%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의 고성장 배경에는 세계 완성차들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의 LFP배터리를 찾기 시작하면서다. 다만 LFP배터리는 국내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비해 주행 거리가 비교적 짧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다보니 국내 기업들은 성능을 유지·향상시키면서도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삼원계 배터리에서 니켈 비중을 늘린 하이니켈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양극재에서 가장 가격이 비싼 물질이 코발트다. 즉 니켈 비중을 늘려 생산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다만 구조적 안정성이 떨어져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삼성SDI의 P5(젠5) 배터리는 니켈 함량 88% 이상인 하이니켈 양극재와 실리콘 함량을 약 7%까지 늘릴 수 있는 음극재가 적용됐다. 최근에는 니켈 비중을 91% 이상으로 높이는 P6(젠6) 배터리를 2024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SK온은 2019년 니켈 비중을 90% 수준으로 높인 NCM9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데 이어 오는 2025년까지 니켈 비중을 94%까지 높인 배터리를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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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흑연 음극재에 비해 자원량이 풍부하고 10배 용량이 커서 고용량 배터리 소재 후보로 꼽히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도 한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모회사 LG화학으로부터 탄소나노튜브(CNT)를 공급받아 음극재에 첨가해 스웰링(swelling, 충·방전을 반복하면 소재가 변형되는 현상)안정화 기술에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9년부터 실리콘 5% 음극재가 적용됐으며 7% 이상으로 함량을 높이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의 경우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부피가 팽창해 폭발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에 비율을 무작정 높일 수 없다. 삼성SDI도 실리콘을 나노화하는 등 독자기술 SCN(Silicon Carbon Nanocomposite)을 적용해 팽창 문제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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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들은 최근 완성차를 중심으로 늘어난 저가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LFP배터리 개발도 추진 중이다. 기존 주력인 삼원계 배터리로 하이엔드 시장을 유지하면서 저가 배터리 시장까지 진출하며 점차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국내 최초로 파우치형 LFP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그동안 LFP배터리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짧은 주행거리 문제를 보완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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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결국 저렴한 가격으로 더 빨리 충전하고 더 멀리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기업이 미래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면서 “점차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도 연구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