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rd SRE][Best Report]"지금 부동산 PF발 유동성 위기는 예고편에 불과"

베스트 리포트 1위 한국기업평가
시장 주목도 높은 부동산 PF 리스크 유형별로 점검
"세분화된 기준으로 점수를 내면서 시장 관심 유도"
"지금 위기는 예고편일 뿐…금융당국도 움직일 때"
  • 등록 2022-11-18 오전 8:35:00

    수정 2022-11-18 오전 8:35:00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지금 유동성 위기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물론 유동성 위기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지 예상하진 못했지만, 진짜 본편은 내년 상반기부터다. 현재 브릿지론이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 금융사가 모든 상황을 통제하기는 어려운 만큼 정책 당국의 대책도 중요해 보인다.”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기업평가 사무실에서 금융본부 금융2실 연구원들이 33회 SRE 베스트리포트 1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률 한국기업평가 금융본부 금융2실 선임연구원 공인회계사, 윤희경 수석연구원, 정효섭 책임연구원, 김선주 선임연구원. (사진=방인권 기자)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였을 당시 PF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린 증권사들은 대내외 악재로 시장에 돈줄이 마르면서 비상사태를 맞이했다.

지난 7월과 8월 한기평 금융본부 금융2실의 정효섭 책임연구원과 김선주 선임연구원이 낸 ‘금융업권 부동산PF 리스크 점검(1) 증권사 PF 리스크, 우려가 현실화될까’와 윤희경 수석연구원과 김경률 선임연구원이 낸 ‘금융업권 부동산PF 리스크 점검(3) 캐피탈사 부동산 여신 옥석가리기 시작, 양보다 질이 중요한 때’ 보고서는 최근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사안을 탄탄하게 분석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33회 SRE에서 베스트리포트 1위에 올랐다.

이 보고서는 총 392표(응답자 203명, 15개 베스트리포트 후보 가운데 최대 2개 복수응답) 중 87표(22.19%)를 얻었다. 정효섭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전반을 다루는 서론 보고서부터 증권·저축은행·캐피탈 등을 일관된 분석 틀로 변제순위, 지역 리스크, 분양위험 등을 분석한 덕분에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른 신용평가사와의 차별점과 관련해 윤희경 연구원은 “단순히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보여주는 것보다 질적 분석에도 무게를 뒀다”며 “타사들은 PF 대출에서 익스포저와 브릿지론 비중 위주로 보여줬지만, 우리는 조금 더 세분화된 기준으로 리스크를 측정한 뒤 이를 점수화해서 결과적으로 어느 회사가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를 발표한 뒤 시장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후속 리포트에 대한 관심까지 상당하다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지난 6월 정기평가를 진행하면서 PF 시장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에 실제로 시장 질의도 많았다”며 “또한 브릿지론이 생소한 개념이다 보니 보고서를 낸 이후 정부기관에서 연락이 많이 왔고, 무엇보다 업체별로 리스크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이번 보고서에서 브릿지론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고 입을 모았다. 정 연구원은 “과거에는 본PF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브릿지론 리스크가 수면으로 드러났듯이 거기에 공을 많이 들였고, 브릿지론이 어떤 형태로 어떻게 발전했는지 살펴본 후 질적 위험을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부동산 금융을 다루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브릿지론에 대한 내용도 담아야 하는데 이를 수치화하는 작업은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윤 연구원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보고서를 냈는데, 그 이후 자료는 완벽하게 구축되지 않아 바로 업데이트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최소한 그 자료가 대중에 널리 공개되는 것은 어렵더라도 평가사 입장에선 규제 강화 등 방법을 통해 정형화된 데이터를 제공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김경률 연구원도 “실제로 드러나는 PF 외의 브릿지론은 자료를 받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이 부분을 뺄 수밖에 없던 점이 아쉬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부동산 금융 완결판을 다뤄보고 싶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낸 시점은 지난 7·8월이지만, 지난 9월 말 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 불이행 사태까지 촉발하면서 유동성 경색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연구원은 “금리 상승 속도도 가파르고 주택 가격 하락 속도도 빠르게 나타나서 보고서 쓸 때보다 부실 위험도 많이 커진 상황”이라며 “다행히 채권시장 안정화 대책이 나오면서 다소 완화될 것으로는 예상하지만, 여전히 뇌관이 제거되지 않아 내년 상반기에 드러날 유동성 리스크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도 “무엇이든지 쏠리면 위험하다”며 “유동성이 얼어붙은 때에 시장에서도 하나에 꽂혀 관심을 두다 보니 캐피탈사의 경우 정상 사업장까지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리스크가 리스크를 키우는 상황이라 과민 반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부동산 시장 경색이 단기간에 해소될 상황이 아니므로 각 캐피탈사마다 안정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양호한 물건을 취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3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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