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할 경우 정부로서는 당분간 시간 벌기용 자금지원을 지속할 수 밖에 없고, 항공업 전체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결국 아시아나항공이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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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반색…채권단 관리후 M&A 시도 가능성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020560)은 0.12%(5원) 오른 42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11.64%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국유화 가능성에 20.65%나 급등했다. 아시아나IDT(267850)는 지난 28일 상한가에 이어 이날도 11.99%(2200원) 급등한 2만550원을 기록했다.
국유화 가능성 언급은 적어도 주주와 채권자 모두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법정관리`로는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28일 기자들의 국유화 가능성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해서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딜이 안돼 아시아나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하면 자격 요건에는 해당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현재 `BBB-`로 투자적격 최하단이다. 한 단계만 떨어지더라도 ABS 조기상환 트리거가 발동된다. 등급전망은 하향검토 워치리스트와 미확정검토 워치리스트로 갈린다.
이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데 시간을 너무 오래 끌었다”며 “극적으로 딜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지만, 지금으로선 산은 관리하에 유동성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1분기 연결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280%로 전년말(1387%) 대비 4.5배이상 높아졌다. 1분기 연결기준 아시아나항공 매출액은 1조2937억원, 순손실은 6833억원을 기록했다. 3월말 총차입금은 8조7681억원이다.
다만 이 경우 지분을 매각하려던 금호산업(002990)은 워크아웃 등 동반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향후 M&A 매물을 인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정관리?…“리스부채·ABS 감안시 배제할 수 없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7월 국제선 여객은 97% 감소하며 지난 3월부터 5개월째 90%이상 감소하는 상황이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크레딧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지속가능성이 없고, 이자보상비율이 3년이 지나도 1이 안돼 법정관리로 바로 갈 수도 있다”며 “이 경우 ABS, 해외 비행기 리스 투자 등 부채도 다 묶어 조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채권자들과 채무관계를 재정리하고, ABS를 포함하기 위해선 법정관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단순히 유동성 지원에만 나서거나 워크아웃 등을 거친다면 정부 자금을 기존 채권자와 ABS 투자자에게 대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이 관리하며 구조조정 이후 패키지든 분할 매각이든 M&A 기회를 엿볼 것”이라며 “코로나19로 글로벌 항공업이 크게 어려워진 만큼 큰 그림에서 항공업의 구조조정과 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벼랑 끝에 매달린 클리프 행어”라며 “이해당사자들이 각자 유리한 상황으로만 해석하는 동상이몽”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한 변수가 너무 많고 차기 대선 등 정치적으로 판단할 부분도 적지 않다”며 “섣불리 하나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HDC현산이 재실사를 요구하는 등 아시아나항공 딜을 두고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밖에 없어 주가변동성은 높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유화 가능성 언급은) 아시아나항공 플랜B에 대한 정부의 원론적 입장으로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객 시황은 내년에도 흑자를 장담할 수 없고 대주주가 바뀌어도 글로벌 경쟁력 제고나 자본확충 등 체질 개선엔 수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빅딜이든 노딜이든 확정되기까지 주가 변동성은 높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19 영향에 현재 펀더멘털 접근이 어려운 항공주가 정부정책이나 뉴스 등에 따라 급등락하는 건 낯설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