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인투자자 물밀듯…증권사 어플 버벅댈 정도
최근 중국 주식시장에선 개인투자자들의 급속한 유입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이 개인투자자들을 ‘부추’라고 부르곤 합니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에도 꿋꿋이 살아남는 데다, 투자자금이 대부분 크지 않기 때문이죠. ‘동학개미’라는 별명 역시 투자자금이 적은 개인투자자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맞서 싸운다는 의미에서 파생됐으니 비슷한 맥락으로 만들어진 언어인 셈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 부추들의 증시 유입이 눈에 띌 정도라고 합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요즘 증권사 개인투자자들의 계좌 개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네요. 관영매체가 ‘건강한 강세시장을 육성하는 게 어느때보다도 중요해졌다’고 시그널을 보낸 게 트리거가 됐습니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중국시장의 일일 거래대금은 최근 꾸준히 1조 위안(170조원)을 넘기고 있습니다. 덕분에 상해종합지수는 6월 이후에만 20% 가까이 올랐죠.
이러한 현상들은 이미 한국에서 나타났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반등에 베팅을 한 개인투자자들이 거침없이 증시에 진입했기 때문이죠. 3~4월 한국 주식시장에선 폭발하는 거래대금에 증권사 어플이 여러 번 멈추기도 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몇몇 투자자들은 손해를 봤다며 증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겠다고 나서기도 했었죠.
한국의 동학개미운동에 이어 미국에서도 로빈후드(Robinhood)들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국은 원래 간접투자자가 직접투자자에 비해 훨씬 많은데,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가 싼 수수료로 거래를 중개하자 이를 통해서 직접 투자를 시작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스포츠 도박사이트 바스툴 스포츠의 창업자인 데이브 포트노이가 주식 단타를 시작하고 이를 중계한 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넘치는 유동성 탓…전문가 “투기 아닌 투자” 권유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의 베팅 성향입니다. 얼마 전 미국에선 로빈후드를 통해 옵션 거래를 했던 스무살 대학생이 73만달러(약 9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자살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사실 손실을 입었다는 건 그의 착각이었다는 게 더 큰 비극입니다. 그는 옵션 매수·매도 차익을 얻는 거래를 했었는데, 매도한 금액의 평가차익은 바로 기록되지만 매수한 금액의 평가차익은 주식이 이틀 뒤에나 들어오며 계산된다는 기초적인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죠. 이틀만 기다렸었다면 옵션을 매수한 금액의 평가차익도 어플에 계산되며 잃어봐야 900불, 우리 돈으로 100만원 정도의 손실만 났었을 겁니다. 올 초 주식거래를 처음 시작했다는 그의 얘기는 개인투자자들이 얼마나 무지한 상황에서 위험한 거래에도 손을 대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예입니다.
증권가에서도 밀려오는 개인투자자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폭락장 이후 반등장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익을 봤을 테지만, 사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반등장에서 자신감을 얻은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향후 더 위험한 투자에 발을 들일 가능성이 높지만 동시에 손실을 볼 가능성도 커집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제 막 주식시장에 발을 들인 투자자들에게 요행을 바라고 큰 수익을 추구하기 보단, 안정적인 투자로 차곡차곡 노후자금을 모으길 추천하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그 기업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투기’ 아닌 ‘투자’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