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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학업계 영원한 맞수인 LG화학(051910)과 롯데케미칼(011170)의 실적 경쟁이 치열하다. 수차례 업계 1위 자리를 주고받으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회사는 올 하반기에 또 한 차례 진검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박 부회장과 허 부회장의 라이벌 열전도 흥미롭다. 두 사람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70학번 동기로 48년지기 절친이다. 서로 다른 경영 전략을 펼치며 업계 호황을 이끌고 있다.
3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013억만원으로, 같은 기간 7033억원의 실적을 낸 LG화학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영업이익은 7000억원대를 회복했으나 맞수인 LG화학에는 살짝 못미쳤다.
앞선 지난 1분기 실적에서는 롯데케미칼이 LG화학을 소폭 앞섰다.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은 6620억원을 기록해 6508억을 낸 LG화학을 제친 바 있다. 두 회사는 매년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지난해 두 회사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선전한 결과, 단 9억원 격차로 승부가 갈리기도 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간 경쟁은 두 회사 수장의 맞대결로 더 큰 관심을 끈다. 자타 공인 화학업계 대표 전문경영인인 이들은 40년 넘게 화학업계 몸담으며 업계 호황을 이끌어왔다. 박 부회장은 1977년 럭키(현 LG화학) 공채로 입사해 여천 스티렌수지 공장장, 특수수지 사업부장, 고부가합성수지(ABS)·폴리스티렌(PS) 사업부장, 석유화학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2011년 국내 화학사로서는 처음으로 매출 20조원 시대를 열어젖힌 주역이다.
허 부회장은 박 부회장보다 한해 먼저인 1976년 롯데케미칼 전신 호남석유화학 창립 멤버로 입사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2012년 호남석유화학에서 사명을 바꾼 롯데케미칼 초대 사장을 맡아 종합화학회사로 덩치를 키웠다. 특히 삼성 계열사였던 롯데정밀화학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고 에틸렌계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한발 앞서 투자해 실적 개선에 앞장섰다. 그 공로로 롯데그룹 화학BU장을 거쳐 올 초 정기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개하기 때문에 수익성이나 매출 규모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면서도 “두 회사의 선의의 경쟁이 국내 화학업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회사에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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