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사법당국인 연방수사국(FBI)가 130건에 이르는 암호화폐 관련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일 암스트롱 FBI 특별수사팀(SSA) 팀장은 뉴욕시에서 열린 ‘크립토 이볼브드’ 컨퍼런스에 참석, “현재 FBI SSA는 인신 매매와 마약 매매, 납치, 랜섬웨어 등 다양한 범죄 행위에 암호화폐가 악용되는 사례들을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 건수가 무려 130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FBI가 공개적으로 특정한 유형의 사건 조사를 공개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이 자체가 암호화폐시장에 던지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FBI의 수사가 본격화하고 관련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소환 등이 이뤄질 경우 시장내 투자심리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암스트롱 팀장은 “최근 들어 암호화폐가 얽혀 있는 이런 사건들이 다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특히 마약성 진통제 거래 등에 집중해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언급한 뒤 “전세계 마약 사용자 가운데 대략 10% 정도는 온라인상에서 불법적인 디지털 마켓플레이스에서 구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내 일부 지역에서는 암호화폐를 통해 거래하기를 원하는 가해자들이 암호화폐를 강탈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처럼 위협요소가 있는 사건은 SSA가 조사하고 있는 수천건 가운데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암스트롱 팀장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자체가 가진 조작 불가능성과 위·변조 불가능성은 현금이 개입된 범죄에 비해 거래내역 추적이 쉽도록 도움을 주는 반면 암호화폐가 가지는 익명성은 조사에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