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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오피스텔 매매가는 상승하고 있는데 공급 과잉 여파로 임대료가 그만큼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지만,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자칫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해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피스텔 가격 상승률과 임대수익률 ‘엇박자’
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82%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2010년 이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7월 임대수익률이 5%대 미만으로 떨어진 뒤 계속 하락 중이다. 반면 3월 평균 매매가는 2억3467만원으로 전월 대비 77만원 올랐다.
KB부동산 관계자는 “매매가가 오르면 임대수익률은 자연스럽게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최근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저하는 가격 상승폭만큼 월세 등 임대료가 따라 오르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아파트 등 집값이 뛰면서 오피스텔 매매가도 덩달아 올랐는데 신규 공급이 늘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피스텔은 지난 2010년 이후 저금리 시대를 맞아 쏠쏠한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아파트처럼 많은 금액을 들여 매매를 통해 차익을 노리기 힘든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매달 월세를 받을 요량으로 오피스텔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2015년께부터 전국에서 공급이 많이 이뤄지면서 입주 폭탄 부담이 현실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4년 전국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4만5000실이었으나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7만4000여실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약 8만실이 분양했다. 올해는 입주 물량만 약 7만6000여실가량으로 추정된다.
금리 인상도 수익률 악화에 한몫
올해도 강남권을 중심으로 신규 오피스텔이 많이 쏟아졌지만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강남구 역삼동 A공인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보니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기는 하는데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요새처럼 분양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매매가 이뤄지더라도 공실을 걱정해야 하고 공실이 안 되더라도 월세를 높게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도 오피스텔 투자시장에서는 악재로 꼽힌다. 윤지해 부동산114 팀장은 “오피스텔 소유자 상당수가 대출을 끼고 샀을 텐데 지금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임대수익도 따라 올라야 수익을 노릴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임대수익률이 시중금리와 1%포인트는 더 높아야 투자 이득을 노릴 수 있는데, 올해 주탁담보대출 금리가 5%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대수익률이 4%대로 떨어진 점은 좋지 않은 징후”라고 설명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금리와 임대수익률 간 ‘갭’이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역전되면서 오피스텔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입지와 가격, 예상 수익률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