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같이 들리겠지만, 2016년만 하더라도 서울에 이런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아파트가 무척 많았다. 어떻게 서울 아파트를 3천만 원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을까?
우선, 집 값이 앞으로 상승하지 않고 보합 내지는 하락할 거라고 믿는 다수와, 집 값이 상승 할 것이라고 믿는 소수가 있었기 때문에 갭투자 환경이 조성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집 값이 상승 하지 않을 거라 믿었기에, 집을 매수하기 보다 전세로 거주하는 것을 선택했다. 즉, 수요와 공급법칙에 의해 집을 매수하려는 사람이 적다 보니 집 값은 상승하지 않았고,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많았기 때문에 전세가격은 올랐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다가 작년에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2~3천만원으로 좁혀진 것이다. 투자자들은 3천만원에 서울의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파트를 매입하고 전세로 임대를 놓는 식의 투자에 나섰다. 투자자들이 아파트를 산 이유는 하나이다. 그들은 다수의 생각과는 달리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아파트가격이 상승할 것이라 생각했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이렇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고, 노령화 되고 있으며, 인구가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이 오를리 없다는 것이다. 이미 지금의 아파트 가격도 월급만 모아서는 살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을 훨씬 뛰어넘었다. 지금의 아파트 가격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 부동산은 아직 저평가 되어 있으며, 서울은 신규 분양물량이 적어 상승여력이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집을 사는게 맞는 것인지, 아니면 집을 사지 않고 임대로 거주한 사람들의 판단이 맞았는지는 2년후 임대기간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어떤 사람은 웃을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잘못된 판단으로 큰 손실을 볼 것이다.
저평가된 지역과 저렴한 지역을 분별하지 못하고 갭 차이가 적다고 무작정 투자한 사람은 결과가 좋지 못할 것이다.
다다부동산파트너스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성북구의 아파트중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아파트를 순위별로 나열해 보니 아래 표와 같았다.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길음서희스타힐스의 경우 전세가율이 94.1%이니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정말 별로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아파트에 실거주로 살 거나, 임대로 들어가서 사는 것은 어떨까? 신중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렇게 전세가율이 최근에도 높게 나타난 아파트는 과거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많이 상승했던 지역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은 투자가 뿐만 아니라 전세 세입자 관점에서 봤을 때 위험성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만약 임대기간이 종료되는 2년 후 매매가가 전세가 보다 낮을 경우, 이른바 깡통전세가 발생하면, 세입자가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지식이나 투자에 관심이 없다고 아무 신경을 안쓰고 있다가, 부동산 시세가 앞으로 하락할 지역에 세입자로 산다면 내 의지와 무관하게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 매매와 관련된 기초지식 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이다. 자신의 자산은 자기 이외에 그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 스스로 공부하고 배워가면서 자기 자산을 지킬 수 있는 힘을 키우기 바란다.
▶ 오은석 ‘직장인 재테크, 우리는 부동산으로 투잡한다’의 저자로서 ‘북극성주’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20년차 부동산 실전투자 고수다. 다음 카페 ‘북극성’을 통해 7만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투자 노하우를 전파하며 멘티들이 시행착오 없이 투자하고 경제적 자유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얻은 수입으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