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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회장은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리조트에서 열린 ‘GS 최고경영자 전략회의’에서 “변화를 감지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역량이 기업 생존을 결정하는 필수 요소가 됐다. 적시에 변화를 인지하고 대응한 기업은 시장 승자가 된 반면 기존 방식만 되풀이한 기업은 도태되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번 전략회의는 허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미래 거시 환경 변화’에 대해 살펴보기 위한 취지가 담겼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신재생 에너지 기술’ 등 혁신적 신기술에 따른 시장변화에 주목해 기회와 위기요인을 확인하고 GS의 사업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허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국제 정치·경제적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다양한 기술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끊임 없이 출현하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허 회장은 GS 임원모임과 GS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 등에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 대국, 이미 일상속으로 들어와 현실이 된 사물인터넷, 모바일 증강현실(AR)을 접목한 ‘포켓몬 고’를 언급하는 일이 잦았다. 이들 사례를 통해 혁신적인 기술의 등장에 따른 시장변화를 모색할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어 허 회장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과감한 실행력이 필요하다. 환경변화를 감지했다면 신속히 사업전략에 반영하고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결과를 두려워 말고 대범하게 실행하되,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 경험도 우리 자산으로 만들어 더 나은 실행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재 육성, 유연한 조직문화 조성에 대해 힘쓸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최근 리우 올림픽에서 우리 양궁 대표팀이 세계 최초로 전 종목을 석권하게 된 쾌거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선수를 선발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변화에 대비해 다양한 적응 훈련을 철저하게 실시한 결과물이었다”며 “우리도 변화에 맞서 도전하는 강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며 나아가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시스템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날 전략회의에서는 맥킨지의 조나단 워첼(Jonathan Woetzel) 디렉터, 김대식 KAIST 교수 등의 강연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사태 이후 세계 시장의 회복 속도가 더디지만, 향후 혁신적 신기술의 등장, 노령화 시대로의 전환, 글로벌 경제의 상호 연계 가속화 등의 새로운 메가 트렌드를 통한 긍정적인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력산업의 미래 변화에 대비해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 변화를 감안한 투자를 적기에 진행하고, 분산형 발전 및 스마트 그리드 추진 등 정책 변화에 대해 관련 계열사가 함께 면밀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허 회장은 전략회의를 마무리하면서 “혁신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은 우리 사업 영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12년째를 맞는 ‘GS 최고경영자 전략회의’는 2005년 그룹 출범 이후 매년 한차례씩 진행돼왔다. 주요 계열사 CEO 및 사업본부장 등은 특정 주제에 대한 강연과 토론을 통해 최고경영자의 역할 및 경영활동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