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만난 홍정은(39·사진) 하이모 부사장은 “탈모인구의 증가와 함께 여성들이 붙임머리와 같은 패션 아이템으로 가발 수요가 늘고 있다”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아름다움을 원하는 수요가 늘면서 가발시장규모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 부사장은 하이모를 창업한 홍인표(69) 회장의 차녀로 지난 2007년 하이모에 차장으로 입사한 뒤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국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 1987년 우민무역이라는 가발 수출회사를 설립하면서 가발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발 수출만 하던 우민무역은 1999년 지금의 상호인 하이모로 변경하고 맞춤 가발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국내 가발업계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장녀 정연씨는 계열사인 에버아트의 경영을 맡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탈모로 인해 진료를 받은 사람은 21만명으로 5년전인 2009년보다 3만명이 늘었다. 업계는 탈모진료를 받지 않는 인구까지 합하면 국내 탈모인구가 10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연령대별로 보면 이 기간중 탈모 진료를 받은 20~30대가 43.9%를 차지해 청년층의 탈모 고민이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발시장은 지속 확대되고 있다. 대한가발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500억원 수준이었던 가발시장이 2010년 7800억원으로 확대되고 현재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 부사장은 “다양하고 까다로워지는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고 가발의 진입장벽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모는 탈모 부위에 꼭 맞게 제작되는 커버형 맞춤 부분 가발 ‘이지헤어’와 도시 남성들을 위한 ‘시티맨’ 등 다양한 가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가발시장은 하이모와 밀란 등의 회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가내수공업 형태의 영세 소상공인이 대부분이다. 반면 하이모는 창업 후 일찍부터 가발에 기술을 접목하는 등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입체두상 측정기술인 3D(3차원) 스캐너시스템도 하이모만의 독보적 기술력이다. 홍 부사장은 “가발 제작과정에서 느끼는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3D 기법으로 정확하게 측정하고 컴퓨터에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어 발 착용감을 극대화했다”고 전했다.
|
홍 부사장은 “하이모레이디 사업의 성패에 따라 올해 비약적인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하이모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홍 부사장은 “가발 사업만 지속하면서 위험관리 차원에서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모가 건강기능식품을 신규사업으로 선택한 것은 홍 회장의 개인적인 경험에 기인했다. 평소 위장 등 소화기 질환이 있던 홍 회장이 일본에서 효소 건강식품을 접한 뒤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공부하는 자세로 사업을 하고 있다”며 “향후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기록한 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하이모는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전국에 있는 50여개의 지점을 100%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직원 역시 모두 정규직이다.
홍 부사장은 “고객을 관리하는 직원이 자주 바뀌면 고객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고객별 전담직원을 두기 위해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과 직원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직원 처우를 개선하고 있다”며 “전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국내 가발산업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